오인사격으로 숨진 이스라엘 남성들 / The Times of Israel
이스라엘군(IDF)이 가자지구에서 오인 사격으로 자국민 인질 3명을 살해한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졌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수천 명이 모여 이스라엘군의 자국민 오인 사살을 비판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 중 일부는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앞서 이스라엘군은 15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 중 이스라엘군 대원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숨진 이스라엘 인질은 요탐 하임(28), 사메르 탈랄카(25), 알론 샴리즈(26) 등 20대 남성 3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구금 상태에서 벗어나 이스라엘방위군 병사들에게 수십 미터 거리로 다가갔으나 병사들은 이들을 하마스 조직원으로 오해해 총격을 가했다.
인질 2명은 즉사했고 나머지 한 명은 건물 안으로 도망쳤으나 이스라엘 병사들이 해당 건물로 진입하면서 세 번째 인질 또한 사살당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건물 안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외침이 히브리어로 들렸으며, 대대장이 즉각 발포 금지를 명령했으나 다른 병사가 이를 듣지 않고 발포해 세 번째 인질을 사살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숨진 인질들이 하마스로부터 탈출했거나 버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GettyimagesKorea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16일 성명에서 "이스라엘군과 나는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건이 향후 전투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명의 인질이 이스라엘군에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들은 자살폭탄을 가지고 있다는 의심을 사지 않도록 상의를 벗은 채 움직였고, 흰 천을 들었다. 하지만 긴장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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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비 참모총장은 또 "인질에 대한 총격은 교전규칙에 어긋난다. 흰 깃발을 들고 투항하려는 이에게 총격을 가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러나 해당 총격은 교전 중에,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라고 했다.
이어 "가자에 억류된 인질 중 탈출했거나 하마스가 두고 떠난 경우가 추가로 더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을 살려 구조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정부에 인질을 추가 석방을 위한 협상 타결을 촉구했으며, 사망한 인질의 유족들을 포함한 시위대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한편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사망자 20명을 포함해 약 130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