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의 재혼 상대였다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
최근 전청조의 아버지 전창수 역시 사기 혐의로 수배중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그가 과거 고깃집 사장님 행세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6일 JTBC '뉴스룸'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2018년 6월 천안에서 사라졌던 전창수는 올해 6월까지 전남 여수에서 이름만 바꿔 고깃집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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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전씨에게 로맨스 스캠 사기를 당했다는 A씨는 전씨가 박OO라는 이름으로 여수에서 숙성 삼겹살집을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기가 천안인가 어딘가에서 건물이 몇 개고 2백몇억을 갖고 내려왔다고 했다"라면서 전청조와 똑같은 수법으로 로맨스 스캠 사기 행각을 벌이고 올 6월 잠적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전씨는 수백억 대 자산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신용불량자라며 가게 운영비를 포함한 모든 돈을 A씨 이름으로 사용했다.
A씨는 "(가게 운영도) 저희 집 담보를 받아서 했고 차도 두 대를 빌려 가지고 지금 그것도 제가 빚을 갚고 있다. 제가 멍청해서 그렇게 된 거니 누구한테 말도 못 하고 아직도 눈물이 난다. 억울하다"라고 토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코로나19로 장사가 어려워지자 전씨는 주변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기 시작했다.
전씨가 운영하던 가게 임대업자는 "원래 월세 200만 원하고 사용료 100만 원인데 걔(전씨)한테는 9월부터 아예 돈을 받은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는 돈을 입금하라고 하면 전씨가 다른 사람인 척 연락을 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병원에 입원 중이십니다. 며칠째 의식이 없으십니다. 여기 상황 심각합니다. 혈압으로 쓰러지셨습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결국 가게를 내놓게 되자 전씨는 계약금을 챙긴 뒤 그대로 달아났다.
임대업자에 따르면 전씨는 차에 신분증 하나를 두고 갔다. 해당 신분증에 적힌 주소에는 전씨가 아닌, 전씨가 사칭했던 실제 박 모 씨가 살고 있었다.
전청조 / 김민석 강서구 의원
신분증 주인 박씨는 전씨의 후배이자 부동산 사업을 같이 하던 동업자로, 그 역시 6,000만 원의 사기 피해를 당했다.
박씨는 자신의 신분증이 맞다면서 "새로 재발급 받았다. 면허증을 준 것도 법인을 해산한다고 해서 '좋다. 빨리했으면 좋겠다' 그랬더니 신분증하고 인감도장을 달라 그러더라. 다음 다음날 (신분증을 가지고) 도망갔다"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충남 천안에서 30억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이고 2018년부터 수배 중이다.
피해자들이 전한 전씨의 사기 수법은 딸 전청조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전씨의 측근들은 전씨가 천안에서 번 돈 중 많은 금액을 딸인 전청조에게 건넸다고 했다. 전청조가 재력가 행세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 사기꾼 아버지가 있었다는 것.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씨(오른쪽)와 전 펜싱 여자국가대표 남현희씨 / YouTube '연예뒤통령이진호'
전씨는 전청조처럼 피해자들에게 접근할 때 재력을 과시하고 비싼 선물을 주며 환심을 샀다.
천안에서 전씨에게 로맨스 스캠 피해를 당했다는 B씨는 "가게 오면은 느닷없이 팔찌를 하나 갖고 온다. '지나가다 예뻐서 너 주려고 샀다' 그랬다. 모피 옷도 사줬다. 그러니가 청조가 막 (남현희에게) 그렇게 선물했듯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피해 여성에게 신뢰를 쌓은 전씨는 이후 피해 여성의 주변인들도 공략해 나갔고 결국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갔다.
전씨는 부동산 사업을 하겠다면서 수십억대의 투자금을 받은 뒤 그대로 도주했다.
전씨의 지인들은 그가 챙긴 범죄수익금이 딸 전청조에게 흘러갔다고 말한다. 십수년 간 떨어져 살던 딸에게 연락이 오자 전씨가 거액의 돈을 건넸고, 이 돈이 전청조 범죄의 종잣돈이 됐다는 것이다.
B씨는 "내가 전창수가 도망가기 한 달 전 톡을 봤는데 청조 문자가 왔더라. 그때만 하더라도 아빠를 안 만날 땐데 '아빠 저 청조에요. 아빠가 우리 아빠라면서요? 저 도와주세요. 너무 어려워요' (라고 했다.)"라면서 2018년 5월 전청조가 전씨에게 문자를 보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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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의 지인 역시 "도망가기 전 제주도를 갔다 온 적이 있다. 딸 청조한테 간거 다. 2018년 6월쯤에 어디냐고 그랬더니 제주도 갔다고 딸한테 갔다고 그러더라. 천안 사건 돈을 얼마 해줬을 것이다. 거의 한 10억 가까이 준 것. 내가 (들은) 얘기로는)"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청조는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재력가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전창수의 최근 행적을 파악한 경찰은 현재 전씨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으며, 전청조에게 흘러간 돈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