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병원에라도 데려가주지"...군인의 뺑소니 사고로 아들 '뇌사' 상태에 빠진 아버지의 절규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무면허 음주 운전으로 뺑소니 사고를 낸 군인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32세 남성 A씨의 아버지가 피해자 조사를 받기 위해 청주 청원경찰서를 찾았다가 눈물을 쏟았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청주 경찰서 앞에서 "사람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 병원에라도 데려가 주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었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잠을 자다가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처음에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들의 사고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했다. 


청주에서 자그마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던 자영업자로 지난 10월 결혼한 새신랑이다. 경기가 좋지 않아 인건비를 아끼려고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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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지난 13일 0시 26분쯤 발생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배달을 마치고 청주시 청원구 내덕로 편도 3차선 2차로로 퇴근하고 있었다. 


그때 휴가를 나온 20대 군인 B 상병이 몰던 K8 승용차가 뒤에서 A씨를 오토바이로 덮쳤다. 


B 상병은 사고를 내고도 A씨를 방치한 채 현장을 벗어났다. 인근을 지나던 택시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10시간 만에 B 상병을 자택에서 검거해 군 헌병대에 인계했다.


B 상병은 휴가를 나와 여자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어머니 명의로 빌린 승용차를 몰고 다니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검거 당시 B 상병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운전 수치에 미달했지만, 위드마크 공식으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한 결과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훌쩍 넘은 0.11%로 추정됐다. 


B 상병은 과거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뇌사 상태다.


A씨의 아내는 "프랜차이즈 창업의 꿈을 갖고 뒤늦게까지 일을 하며 애를 쓰던 남편이었다"며 "집에서 남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한테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면서 연신 눈물을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