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9일(토)

이태원 생존자 "내년 핼러윈 때도 이태원 찾아가 내 일상대로 즐길 것"

인사이트YouTube '오뜨밀'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 씨가 참사 직후 현재까지의 삶을 전했다. 그는 '그 자리에 가질 말걸'이란 죄책감 때문에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적극적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핼러윈은 잘못한 게 없다. 내년에도 다시 이태원을 찾아 원래대로의 나의 일상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CBS라디오 '오뜨밀 라이브'에 출연한 김씨는 "당일에는 사실 느껴지는 게 별로 없었다. '이게 뭐지?'라는 상태로 한 2~3일 갔었다. 이게 큰 참사였다는 걸 인지하는데 한 5~6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그는 "참사 트라우마가 가고 나니까 우울증이 시작됐다. 우울증이 오니까 사람이 정상적인 사이클로 생활이 안 되고 친구들하고 놀 수도 없었다"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인사이트28일 밤 이태원 거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붙은 추모 메시지 / 뉴스1


그는 회피하고 외면하기보다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담받고, 일부러 이태원 현장도 찾았다. 


김씨는 상담 선생님과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김씨가 "아무래도 가지 말았어야 했어요"라고 말하자 상담 선생님은 "아니다. 거기 간 게 잘못한 게 아니라 어딜 가든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집에 잘 돌아올 수 있는 사회가 당연한 거다. 놀다가 죽은 게 아니라 일상을 살다가 참사를 당했을 뿐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씨는 이 답변에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마음이 확 열렸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사실 그게 맞는 거 같다. 그전에는 그렇게 생각해 봐야겠다는 노력, 메커니즘이 아예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인사이트28일 밤 이태원 거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붙은 추모 메시지 / 뉴스1


김씨는 지난해 "저는 이태원에 내년에도 또 갈 겁니다. 멋들어지게 분장도 할 거고 소비도 열심히 할 거예요"라고 이야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참사와 이태원은 분리해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이태원이기 때문에 참사가 발생한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참사는 우리 모두가 겪는 아픔인데 왜 모든 경제적 피해나 마음의 상처는 이태원에 살고 이태원이 일상인 특히 상인 분들이 타격을 입어야 하는지 저는 아직까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인사이트지난 28일 밤 이태원 / 뉴스1


그러면서 "특히 핼러윈은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그런 날이다. 참사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태원과 핼러윈은 잘못한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이태원에 방문해 상가가 문이 닫혀 있는 모습을 보고 '잘못한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 아닌데, 왜 여기가 이렇게 어둠으로 바뀌어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나는 더 여기서 밥을 먹고, 더 여기서 열심히 뭔가를 소비하고, 내년에도 다시 여기에 와서 원래대로 나의 일상대로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현장에 갔던 사람들은 못이 없다. 우리가 마트에 가거나 또는 일상을 보내러 쇼핑몰에 가는 거랑 똑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고 이번 주말은 기억에 남게 보내야지 이런 마음으로 갔던 거라서 놀라 죽었다는 말은 말도 안 되는 편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사이트지난 28일 밤 이태원 / 뉴스1


그는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기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향해 "뭔가 용기를 내고 앞에 나서서 이야기를 하고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하는 것만 애도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마음으로 또는 이렇게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 있으면 잘 봐주시고 작은 행동 있다. 이런 데 나왔을 때 '좋아요' 하나. 그런 것만으로도 리액션이고 반응이다. 다 힘이 되니까 누군가는 그런 존재만으로도 힘을 받는다는 걸 꼭 알아두시고 얘기하지 않으셔도 되니까 이런 방송이나 여타 다른 글이나 다른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려운 기억이지만 회복하시고 위로받으시고 종국에는 행복으로 가는 무언가를 맞이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