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방송에 출연한 김병도 씨의 모습 / YouTube 'MBC PD수첩'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1973년 서해에서 납북됐다가 30년 만에 북한을 탈출했던 김병도(70) 씨가 귀한 20년 만에 숨졌다.
지난 28일 경남경찰과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김씨가 자택이 있는 경남 통영의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는 김씨를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김씨는 치료를 받던 도중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에서 사인은 뇌출혈로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는 1973년 11월 서해에서 꼬막 채취 어선 대영호를 타고 조업을 나갔다가 납북됐다.
그는 북한의 한 농장 등에서 강제 노역을 하며 고초를 겪다 지난 2003년 납북자 가족 단체 등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해 귀국한 뒤 고향인 통영에 거주했다.
김씨는 납북 당시 생후 100일도 되지 않은 딸 등 남쪽 가족과 감격적으로 재회했으나, 북한에서 이룬 가족과는 다시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납북자 가족 단체에 따르면 김씨가 탈북한 이듬해 북한에 두고 왔던 아내도 한국으로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자녀들을 두고 갈 수 없다"면서 결국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도 씨 귀환 당시 모습 / YouTube 'MBC PD수첩'
귀환한 후 김씨는 납북자 문제의 실태를 국내외에 알리고 송환 노력을 촉구하는 등 북한 인권 증진 활동도 활발히 펼쳐왔다.
최근에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서울사무소 등을 통해 북한 내 납북자와 억류자 문제에 관해 진술하기도 했다.
또한 납북 귀환자들도 이산가족에 포함돼 상봉·왕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통일부에 수차례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빈소는 경남 통영시 통영전문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유족으로는 영아 씨가 있다.
한편 전후 납북자 중 탈북을 귀환한 인원은 9명이며, 김씨를 포함해 현재까지 3명이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