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9일(월)

반도체 수출 호황에 은행으로 몰린 돈... 10억 초과 예금 960조 '역대 최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은행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잔액 10억 원을 웃도는 고액 예금 규모가 960조 원을 돌파했다.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이다.


오늘(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저축성 예금 가운데 잔액 10억 원 초과 계좌의 총예금은 960조 115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 통계 작성 시작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지난해 말(868조 4800억 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91조 6350억 원(10.6%) 불어났다. 전체 저축성 예금에서 10억 원 초과 계좌가 차지하는 비중도 50.6%로 4년 만에 절반을 넘어섰다.


세부 항목별로는 정기예금이 666조 1620억 원으로 9.7% 증가했다. 법인과 개인사업자의 일시 여유 자금이 머무는 기업자유예금은 278조 780억 원으로 12.3% 늘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수출 대금 유입 흐름은 시중은행 외환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1∼10월 타발송금 취급액은 6217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 늘었다. 해외 송금인이 국내 수취인 계좌로 자금을 보내는 거래가 대폭 늘어난 결과다.


기업이 수출 대금으로 받을 외화 채권을 은행에 넘겨 현금을 확보하는 매입외환(네고) 취급액 역시 1407억 2000만 달러로 31.5% 늘었다.


지난달 한 달간 네고 취급액은 202억 40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달 대비 84.2% 뛰었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기업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45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97억 3000만 달러(44.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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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개선의 중심에 선 삼성전자의 자금 사정도 급격히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을 합산한 현금 자산은 214조 8000억 원에 달했다.


1년 전 108조 5000억 원에서 약 두 배로 불어난 규모다. 전체 현금 자산에서 차입금을 차감한 순 현금도 197조 6000억 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