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9일(월)

7살 어린이가 매달 173만원 받는 '사장님'... 인천서 포착된 미성년 대표 11명

인천에서 초등학생 나이의 어린이가 사업장 대표로 등록돼 매달 수백만원의 보수를 받는 실태가 드러났다. 일부 미성년 대표의 연봉은 2억원을 넘어서며, 편법 증여나 소득 분산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말 기준 인천 지역의 만 18세 미만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총 117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11명이 사업장 대표 신분이었으며, 전체 미성년 직장가입자의 9.4%를 차지했다.


미성년 사업장 대표 11명의 연령대는 만 7세부터 만 16세까지 분포했다. 세부적으로는 만 7~9세가 2명, 만 10~12세가 5명, 만 13~16세가 4명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사업장 대표가 아닌 일반 직장가입자 106명은 모두 만 15세 이상으로 확인됐다. 근로기준법에서 만 15세 미만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고용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가장 어린 대표는 만 7세였으며,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업 사업장을 운영하며 월 173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어린이 대표의 총 보수액은 1767만원에 달했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대표는 만 16세로, 월 1862만원씩 받아 연봉 2억2346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사업장 대표가 아닌 일반 미성년 직장가입자 106명의 평균 보수월액은 약 106만원 수준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보수 신고 내역에서는 동일 금액이 반복되는 이상 징후도 발견됐다.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업 대표인 만 7세와 만 9세 어린이의 보수월액은 173만4166원으로 끝자리까지 일치했다.


만 15세와 만 12세 대표 2명은 보수월액 528만 6932원, 지난해 보수총액 6344만3184원을 똑같이 신고했다.


만 10세 1명과 만 12세 2명 등 대표 3명도 보수월액 169만1666원, 지난해 보수총액 2029만9998원으로 동일했다. 만 11세와 만 13세 대표 역시 보수월액 167만 7206원, 지난해 보수총액 2012만 6472원으로 같았다.


업종별 분석 결과 미성년 대표 11명 중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업이 8명으로 72.7%를 차지했다.


나머지 3명은 운수·창고·통신업에 종사했다. 사업장 소재지는 남동구가 6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추홀구와 계양구가 각각 2명, 연수구가 1명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현행 제도에서는 미성년자도 사업자 등록을 하고 사업장 대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영 참여가 불가능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부동산·임대업 등의 대표로 등록시켜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은 가족 간 소득 분산을 통한 세금 회피나 편법 증여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종식 의원은 "미성년자의 사업장 대표 등록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초등학생 나이의 어린이가 부동산 임대업 대표로 등록돼 매달 170만원을 받는 구조는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보공단과 국세청 등 과세당국이 미성년 대표자의 실질적인 경영 참여 여부와 편법 증여, 소득 분산 여부를 연계해 철저히 점검하고, 이를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