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집값 상승, 고금리 기조가 청년 세대의 결혼 문화를 뿌리째 바꾸고 있다.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예비부부들이 결혼식을 포기하거나 혼인신고를 전략적으로 미루는 현상이 확산되는 것이다.
지난 28일 방송인 출신 유튜버 표영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결혼식 하는 순간 빚더미로 시작'이라는 영상을 게재하며 변화하는 결혼 풍속도를 조명했다.
표영호는 예식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을 언급하며 결혼 문화의 변화를 짚었다. 30대 미혼율이 54.7%로 집계되고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의 36.6%를 차지하는 통계를 제시한 그는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의 영역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예비부부들 사이에선 식 자체를 올리지 않는 '노 웨딩'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스튜디오 촬영부터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은 물론 청첩장 모임과 식대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금전적 압박이 커진 탓이다.
표영호는 "미혼 남녀 27%가 비용 부담이 클 경우 결혼식을 생략하겠다고 응답했다"며 "보여주기식 행사보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해 실제 주거 기반을 다지겠다는 실용적 사고가 확산됐다"고 풀이했다.
결혼식을 올리고도 서류상으론 미혼 상태를 유지하는 '위장 미혼 부부'도 늘고 있다. 맞벌이 소득을 합산할 경우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 기준을 넘어서거나 청약 기회가 축소되고 세제상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표영호는 정부가 청약 제도를 부분적으로 완화했지만 실제 현장에선 진입장벽이 높아 혼인신고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혼 생활을 시작한 뒤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에 짓눌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자료에 따르면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약 1억7900만원으로 2016년과 비교해 130% 넘게 급증했다. 3억원 이상 고액 대출 비중은 24%에 달하며, 유주택 신혼부부의 경우 대출 중앙값이 2억2800만원에 근접한다.
표영호는 "과거 저금리 시절 받은 대출이 금리 인상기와 맞물려 이자 폭탄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며 "매달 대출 원리금으로 수백만원을 내다보면 집이 있어도 극심한 생활고를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혼식을 생략하고 혼인신고를 미루는 현상은 폭등한 집값과 빚더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라며 "실속을 추구하는 변화 뒤편에 주거 불안과 부채에 대한 공포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기성세대가 무겁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