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10명 중 6명은 자기소개서 전형 폐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구직자 1008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가 자소서 전형 폐지를 긍정적으로 봤다. 부정적 평가는 13%에 그쳤다.
자소서 전형 폐지를 긍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AI로 자소서 전형의 의미가 퇴색해서'가 70%로 압도적이었다. '실제 직무 역량으로 평가받고 싶어서'(26%), '지원 시간과 부담이 줄어서'(21%), '대필·컨설팅 의존이 줄어 공정해질 것 같아서'(10%), '비슷한 문항을 반복해 작성하는 데 지쳐서'(9%) 등이 뒤를 이었다.
폐지에 부정적인 응답자는 '강점과 경험을 어필할 기회가 줄어서'(62%)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구직자의 AI 활용은 이미 보편화된 상황이다. 응답자의 93%가 자소서 작성 시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활용 방식은 '경험 정리·아이디어 구상'(47%)이 가장 많았고, '초안 작성'(30%), '맞춤법·표현 다듬기'(27%), '기업에 맞춰 재작성'(22%), '글자 수 조정'(13%) 순으로 나타났다.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자소서 평가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구직자의 54%는 자소서로 지원자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35%,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구직자들은 자소서 대신 'AI 직무역량 진단'(24%), '실무 과제·프로젝트'(21%), '심층 면접'(17%), '포트폴리오 제출'(13%) 등의 전형이 강화되기를 원했다. 자소서 전형을 폐지한 기업에 대한 지원 의향이 커질 것 같다는 응답도 78%에 달했으며, 가장 큰 이유는 '지원 부담이 줄어서'(48%)였다.
기업들도 채용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기술사무직 신입 채용에서 기존 자소서 항목을 폐지하고 AI 활용 역량과 반도체 직무 전문성을 기술하는 서식을 새로 도입했다.
포스코는 자소서 항목을 실제 수행 활동을 적는 '학내외활동' 항목으로 바꿨다. 신한은행은 자소서 문항 대신 영상 인터뷰를 채택했다. SK하이닉스와 포스코는 기존 문항은 없앴지만, 지원자의 경험을 글로 적는 방식 자체는 유지했다.
자소서를 유지하면서 AI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KT는 올해 대졸 신입 공통 문항에 AI 기술로 성과를 낸 경험과 그 과정에서 지원자가 판단하고 기여한 내용을 묻는 항목을 포함했다.
LG전자는 데이터·AI 등 디지털 도구로 문제를 개선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만든 경험을 묻는 문항을 신설했다. CJ제일제당도 일부 신입 전형에서 AI를 활용해 비효율적인 업무 절차를 개선한 경험을 설명하도록 하는 문항을 넣었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자기소개서만으로는 지원자의 역량을 가려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결과물이 확실한 프로젝트 경력이나 영상 자소서, AI를 실제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등 지원자의 경험과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전형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