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둘러싼 책임론이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이재명 대통령과 군 고위 지휘부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잇따라 고발하고 나섰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7일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 강신철 국방부 장관 등 총 9명을 서울경찰청에 형사 고발했다. 고발 혐의는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일반이적 등이다.
서민위가 지목한 핵심 쟁점은 군 당국의 초동 대응 실패다. 지난 6월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이후 해당 지역에 이상 지형이 나타나고 지뢰 매설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군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서민위는 이런 안일한 대응이 결국 21일 우리 장병들이 부상당하는 사고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책임을 방기해 군 장병이 피해를 입는 상황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또 위 실장과 전·현직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상황을 묵인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은 일반이적 공동정범이라고 규정했다.
같은 날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도 강신철 장관을 별도로 고발했다. 이 전 시의원은 사고 직후 폭우로 현장 증거가 사라질 위험이 있었음에도 강 장관이 유엔군사령부의 즉각적인 조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속한 현장 조사와 증거 보전 조치를 내리지 않은 것이 직무유기와 증거인멸에 해당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문제가 된 사고는 21일 오전 10시 50분쯤 경기 파주시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발생했다. 육군 25사단 소속 병력이 수색로 개척 작전을 진행하던 중 폭발이 두 차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수색대대장을 포함한 간부 2명이 중상을, 1명이 경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군은 폭발 원인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강 장관은 사고 다음 날인 22일 취임식 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자료가 없어 원인을 바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같은 날 부상자들의 장구류와 화약 잔류물이 묻은 거즈, 수술 중 적출한 파편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성분 분석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