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9일(월)

김도영 타구 놓친 중국 대표팀 유격수... 알고 보니 광주동성고 2년 후배였다

고교 시절 같은 유니폼을 입고 꿈을 키웠던 야구 선수 둘이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한 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다른 한 명은 중국 대표팀 내야수로 재회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과 중국 대표팀 리옌언(한국명 이염은)은 광주동성고 선후배 사이다. 김도영이 2년 선배로, 두 선수는 1년 동안 함께 훈련하며 땀을 흘렸다.


리옌언은 어린 시절부터 야구 선수를 꿈꿨다. 초등학교 때 한국으로 야구 유학을 왔고, 고교 시절 다시 한국을 찾아 광주동성고에서 야구부 생활을 이어갔다. 김도영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시절이었다.


26일 오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1회말 1사 주자 1루 상황 대한민국 김도영이 안타를 치고 달려 2루에 안착하고 있다. 2026.9.26/뉴스1


고교 졸업 후 두 선수의 운명은 다른 길을 걸었다. 김도영은 KIA의 지명을 받고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리옌언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리옌언은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묵묵히 훈련을 이어갔고, 결국 중국 대표팀에 선발돼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어제(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슈퍼라운드 중국전에서 두 선수는 서로 다른 국가를 대표하며 재회했다.


김도영은 3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리옌언은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리옌언 인스타그램


김도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얼마 전에 연락받았다. 자기가 중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이번 대회에 나오게 됐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경기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신기하고 반가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고교 시절 추억도 떠올렸다. 김도영은 "염은이는 학교 다닐 때 발이 빠르기로 유명했다"며 "또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한 나를 많이 따르고 좋아했다.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친하게 지냈다. 정말 가까운 사이였다"고 회상했다.


김도영은 "후배가 한 국가를 대표해 큰 대회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 잘 성장한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두 선수는 직접 맞닥뜨렸다. 1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김도영이 유격수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고, 리옌언은 이를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기록했다.


김도영 / 뉴스1


김도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2루까지 질주하며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문보경의 1루 땅볼 때 김도영은 주저 없이 3루를 지나 홈까지 돌아오며 팀의 역전을 이끌었다.


김도영은 "그동안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아서 팀에 큰 도움이 안 됐다"며 "어떻게든 무슨 방법으로든 팀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주저 없이 뛴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도영은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일본과 결승에서 꼭 승리하겠다.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에 패한 뒤 정말 분했다. 꼭 복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