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인 남편의 자살을 의심한 여성에게 "경찰 말이 말 같지 않냐"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은 경찰관에 대한 강등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27일 대법원 1부는 부산 해운대구 파출소 소속 A 경사가 부산광역시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강등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신숙희 대법관이 주심을 맡았다.
A씨는 2023년 4월 부산시 해운대구에서 순찰 근무 중 커피점 여주인에게 스케치북을 이용해 고백했다. 같은 해 7월 초에는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서 가해자인 여성의 연락처를 받아 동료 경찰에게 "그 여자가 싱글이면 연락해도 죄가 안 되겠지"라고 발언했다.
그해 7월 말 A씨는 자살 의심 신고를 한 여성이 순찰차에서 내리자 장애인을 흉내 내며 "아이고 다리야, 이거 보세요. 이렇게 하는 게 아줌마가 하는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해당 여성이 민원을 제기하자 A씨는 팀장의 지시를 어기고 20차례나 전화를 걸어 민원을 철회하라고 압박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순찰차에서 하차하면 열쇠를 바로 꽂아 달라"고 부탁한 후배 경찰에게 "제가 이 후배도 날려버리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부산해운대경찰서는 2023년 11월 품위 손상, 민원 취소 강요, 근무 태만 등을 이유로 A씨에게 강등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처분 감경을 요청했으나 기각됐고, 결국 부산광역시경찰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민원인과 경찰관들이 음해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경찰 내부 기강과 국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A씨의 장애인 흉내에 대해 "부적절한 면이 있지만 법령상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후배에게 한 폭언에 대해서도 "순간적으로 다소 과격한 발언을 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의 나머지 행위를 징계 사유로 인정하면서도 강등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 패소 취지로 사건을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조직의 기강 및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스케치북으로 고백받은 여성이 성적 불쾌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민원 취소를 강요받은 민원인은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내려진 강등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