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9일(월)

"북한 도발 빌미될 뻔"...실수로 DMZ 침범한 육군 헬기, 소속 부대는 몰랐다

지난 3월 경기 연천 지역 산불 진화 작전 중 육군 헬기가 비무장지대(DMZ)에 무단 진입한 사고는 육군 전방 부대의 전반적인 경계 태세 해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육군이 헬기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위치 추적 시스템(HAPS)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관련 부대들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공군의 통보로 뒤늦게 DMZ 진입을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5군단 소속 헬기는 지난 3월 23일 1군단 책임 지역인 연천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출동했다가 DMZ에 진입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군사분계선(MDL) 남북으로 각각 폭 2㎞씩 설정된 DMZ는 군사 완충 지역으로, 군 항공기의 진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구역이다. 그러나 이 헬기는 DMZ 내에서 약 7분간 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이 대공 사격 등 도발을 감행할 명분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실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이달 초 이 사건 관련 책임을 물어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 '주의' 처분을, 육군 항공사령부에는 '통보' 처분을 내렸다.


헬기 추적과 통제의 직접적 책임이 있던 1군단과 5군단은 지난 7월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는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이 사고 경위를 조사해 육군에 기관 처분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합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련된 각급 육군 부대 어디에서도 육군 헬기의 DMZ 침범을 포착하지 못했다.


헬기 조종사는 원래 임무 지점의 산불이 진화된 것을 확인한 뒤 육안으로 보이는 인근 산불을 끄기 위해 이동하다가 DMZ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1군단은 이 헬기를 산불 진화에 동원된 민간 헬기로 잘못 판단했다. 헬기 소속 부대인 5군단, 지작사, 육군 항공사 등은 헬기 위치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의 연락을 받고서야 DMZ 진입 사실을 인지했다.


강선영 의원은 "아군의 무단 월선조차 식별하지 못한 공중 경계 작전 실패는 치명적 안보 위협"이라며 "군은 이번 공중 감시 및 경계 작전의 실패를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