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9일(월)

'교직원' 빼려던 전교조, 37년 만의 간판 교체 백지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출범 37년 만에 추진하던 간판 교체 작업을 전격 중단했다. 단체명에서 '교직원'을 빼고 '교원'이나 '교사'를 넣어 쇄신을 꾀하려던 지도부 구상은 내부 반발에 부딪혀 조합원 총투표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전교조는 지난달 29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명칭 변경 안건의 총투표 부의를 철회하는 내용의 수정동의안을 가결했다.


재석 대의원 174명 가운데 과반인 9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확정된 공식 사업계획서에는 "명칭 변경을 둘러싼 상당한 의견 차이가 확인돼 현 단계에서 총투표를 추진할 경우 조직 내부의 갈등이 확대될 우려가 있음을 고려하여 명칭변경 관련 총투표 안을 부의하지 않음"이라는 문구가 명시됐다.


전교조


지도부는 지난 2월 대의원대회에서 명칭 개정 방침을 의결하며 변화에 속도를 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지난 3월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국 지부 토론을 거쳐 9월 전체 조합원 총투표로 최종 명칭을 확정 짓겠다고 공언했다.


이 같은 시도의 이면에는 심각한 세력 위축이 자리 잡고 있다. 한때 10만 명 선에 육박했던 전교조 조합원은 4만 명대까지 줄어든 상태다.


반면 2017년 실리주의와 분권형 구조를 앞세워 출범한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2030 젊은 교사층을 대거 흡수하며 복수집계 기준 12만 명을 넘어섰다. 1999년 합법화 당시 가입 대상을 교사로 한정했음에도 교육계 전반의 연대를 상징하던 '교직원'이라는 명칭을 고수해 온 전교조는, 이름을 '교사' 중심으로 직관화해 청년층 신규 유입을 꾀하려 했다.


하지만 시도지부 조직혁신토론회 과정에서 반대 기류가 거세게 일었다. 창립 이래 쌓아온 역사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이름을 바꾼다고 조합원 확대로 직결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교내 비정규직 등 다른 직군 노동자와의 연대 전선을 스스로 무너뜨린다는 내부 비판도 적지 않았다. 지도부는 찬반 투표에 부쳐도 가결 정족수를 채우기 어렵다고 판단해 계획 자체를 철회했다.


명칭 변경이 무산된 전교조는 올해 하반기 현장 밀착 투쟁으로 방향을 틀었다. 핵심 사업으로는 아동복지법 개정, 교원 정치기본권 확보, 교육활동 보장법 개정 촉구를 내걸고 전국 교원 집회를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