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재산과 명예를 모두 상실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9일 김 여사는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해 "공직이나 국가사업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자리를 주고 사업 기회를 제공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가 누구보다 책임 있는 자리였고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 않은 일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라며 "부인의 부탁이라고 해서 들어주는 성격이 아니다. 너무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라는 자리는 나라를 위해 가진 것을 더 내놓는 자리였다"며 "결혼 전 사업을 할 때가 훨씬 경제적으로 이득이었으나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서 재산과 명예 등 모든 것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김 여사는 "사실이 아닌 일로 제 삶 전체가 규정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명예만 지켜질 수 있게 해달라"며 "부족한 처신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은 죄송하다. 평생 뉘우치며 살겠다"고 울먹이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변호인 측은 특검이 청탁과 금품 수수 사이의 대가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원심 파기와 무죄 선고를 요청했다. 변호인은 김 여사가 먼저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없고 일부 금품을 반환하거나 공탁했으며, 여러 사건으로 동시 재판을 받고 있는 점과 건강 상태 등을 양형 요소로 고려해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 측은 김 여사가 받은 금품이 단순한 친분 관계의 선물이 아니라 인사와 사업 청탁의 대가였다며 1심의 징역 7년 형량이 결코 무겁지 않다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금품 제공자가 왜 이 시점에 이 정도의 금품을 하필 이 상대방에게 제공했는지가 핵심"이라며 제공자의 현안, 김 여사의 지위, 친분 형성 과정, 금품 액수와 제공 시점 등을 종합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 측은 "김 여사는 일반 브로커와 달리 대통령 배우자로서 대통령에게 직접 접근하고 공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범죄로 인한 사회적 충격과 공직 공정성 훼손, 불법성의 정도는 장관 같은 고위직의 유사 범죄를 훨씬 초과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맏사위 인사 청탁과 함께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사업가 서모씨로부터 받은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받은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 가방,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받은 그림 등의 혐의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22일 오후 2시 김 여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기일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