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가 전 세계 각국에 공식 사용을 권고한 차세대 표준 세계지도에서 한국어판을 제외한 주요 언어판 지도가 동해를 모두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배포 창구인 '이퀄 어스 도법' 공식 웹사이트 지도를 분석한 결과, 사이트에 등록된 영어·중국어·일본어판 지도 전체에서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日本海)로 적시됐다.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자체 제작해 사이트 측에 게재를 요청한 한국어판 지도만 '동해'로 표기했을 뿐이다.
영어 등 외국어 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기재된 것은 물론, 울릉도만 명칭 없이 표시됐을 뿐 독도는 지도상에서 아예 빠졌다. 반크가 직접 도안을 넘긴 한국어판에만 독도 형상과 정식 명칭이 유일하게 들어갔다.
이번 표기가 논란을 빚는 배경에는 유엔의 공식 권고안 채택이 자리 잡고 있다. 유엔 총회는 지난 4일 고위도로 갈수록 대륙 면적이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전통적 '메르카토르 도법'의 왜곡 현상을 바로잡고자, 형태 변형을 줄이고 대륙 크기를 사실적으로 구현한 이퀄 어스 도법 지도를 회원국 정부와 교육계, 국제기구, 정보기술(IT) 기업이 도입하도록 권고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유엔 결의안 채택 직후 해당 사이트 지도 데이터는 전 세계 주요 연구기관과 공공 교육 현장으로 급속히 퍼져나가는 추세다. 향후 더 많은 다국어 버전으로 제작 배포될 예정이어서 국제 사회에서 일본해 단독 표기가 굳어질 위험이 커졌다.
반크는 사이트 운영진에 공식 수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이퀄 어스 공식 웹사이트 측에 한국어 외의 다른 언어 지도도 일본해 표기를 동해로 바꾸고 독도를 넣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이퀄 어스 도법이 지역 명칭보다는 면적의 정확한 표기를 우선해 만들어지다 보니 지역명 표기 등에서 아직 허점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앞으로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도 메르카토르 도법보다 이퀄 어스 도법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인데 일본해라고 표기된 영문 지도로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지도가 전 세계 교과서와 포털 등에 정착하기 전 정부 차원의 외교적 시정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