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실용성 부족으로 지적받아온 베레모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전투모를 기본 군모로 전환하는 계획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달부터 베레모와 전투모 혼용 확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전투모를 기본 군모로 지정해 보급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개편 방침은 베레모의 실용성 문제에서 비롯됐습니다. 육군은 베레모가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폭염이 심해지는 여름철 착용이 어렵고, 실제 전투 상황에서는 방탄 헬멧을 착용하기 때문에 전투력 향상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장병들의 선호도 조사 결과도 이러한 방향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육군이 올해 1월 1사단 등 8개 부대 17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3%의 장병이 베레모보다 전투모를 선호한다고 응답했으며, 전투모로 군모를 단일화하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도 65%에 달했습니다.
예산 효율성 측면에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베레모와 전투모를 동시에 지급하면서 예산이 중복 투입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베레모는 개당 6830원, 전투모는 6300원으로, 지난해 베레모 조달에만 11억원이 소요됐습니다.
육군은 그동안 베레모 관련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착용 지침을 개선해왔습니다.
2020년 3월 전투모를 '특수군모'로 도입했고, 같은 해 8월에는 흐리고 비 오는 날 영내에서 전투모 착용을 허용했습니다. 2021년 2월부터는 휴가와 외출·외박을 제외한 영내·외에서 전투모 착용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침 개선에도 불구하고 베레모 관련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육군은 베레모의 단계적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기본군복 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육군은 올해 9월부터 1단계로 휴가와 외출·외박 시에도 베레모와 전투모를 혼용할 수 있도록 시범 적용하고 있습니다.
11월까지 시범 적용 결과를 토대로 국방부에 군인복제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입니다.
2단계로는 2027년 기본군복 개정 이후 전투모 보급량을 기존 1개에서 2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박선원 의원은 "불편한 군모 착용을 강요하기보다 장병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군모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군의 역할"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해 베레모를 폐지하고, 육군의 상징성을 살린 새 군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