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구속된 이후, 경기 가평군에 위치한 통일교 천성왕림궁전에서 열린 집단 기도회의 모습이 충격을 줍니다.
지난 24일 뉴스타파는 한 총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9월 22일부터 한 달간 통일교에 잠입 취재를 진행한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총재 구속 직후 열린 기도회에는 한 총재의 가족과 친인척을 비롯해 '공직자'라고 불리는 간부 100여 명과 교인 27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무대에는 한 총재와 그의 남편인 고 문선명 총재의 사진이 지속적으로 상영되었으며, 간부들은 한 총재가 없는 무대 위 황금색 의자에 꽃을 놓고 절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 간부가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한 총재를 안타까워하며 구치소 식단을 소재로 한 자작시를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통일교 내부에서 한 총재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됩니다.
뉴스타파는 "집단 기도회 현장에서 눈에 띄는 건 통일교 간부들이 교인들의 '입단속'에 나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기성 천심원장은 당시 "우리를 무너뜨리려는 자들이 원하는 것은 분열이다. 식구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역전의 날과 승리의 날이 기필코 올 것"이라며 교단 결속을 강조했습니다.
한 총재가 '천애축승자'(후계자)로 지목한 손자 문아무개씨도 기도회에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는 "어머니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라 하시면 뛰어내리겠다"며 "언론과 특검이 주장하는 모든 혐의와 거짓이 (있더라도)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선 어머님의 삶을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통일교의 윤석열 정부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한 총재는 교단 내에서 '참어머님'(홀리마더 한)으로 불리며 남편이자 통일교 창시자인 고 문선명 총재와 함께 인류의 구세주(메시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 총재는 문 총재가 별세한 2012년부터 통일교 최고 지도권을 행사하며, '독생녀(하나님의 유일한 직계 혈통의 딸) 이론'이라는 새로운 교리를 내세워 교단 내 위상을 확고히 해왔습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27일 오전 10시 10분 한 총재와 그의 최측근인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