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현지에서 자국 국방부 차관의 성추행 사건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BBC 베트남이 SBS 보도를 인용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 국방부 차관의 성추행 사실을 보도하면서 현지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3일 SBS에 따르면 BBC 베트남은 호앙 쑤안 찌엔 베트남 국방부 차관이 성추행 당사자라고 명시하며 그의 얼굴이 담긴 사진까지 공개했습니다. 이 보도는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서 격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현지 국민들은 "그냥 습관일 것", "상류층은 이걸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민족 모욕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강한 비판 여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베트남 매체들은 한국 언론의 보도가 베트남이 최근 북한과 국방 협력을 체결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는 음모론적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서울안보대화에서 발생했습니다. 행사 마지막 날인 지난달 11일, 한국과 베트남의 군 고위직 인사들이 참석한 만찬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술을 곁들인 식사를 마친 후 양국 참석자들이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베트남 국방차관이 한국 국방부 여성 공무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사건 발생 8일 후 주한 베트남 무관을 초치하여 강력히 항의했으며, 베트남 측으로부터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성추행 당사자인 국방차관은 사건 다음 날 이미 출국한 상태여서 사건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