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서로 많은 교감이 가능한,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삶이나 일을 추진하는 방식, 이런 점들에 대해 조금은 더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날 녹화돼 23일 오전(미 현지시간 22일 오후) 방송됐습니다.
인터뷰는 북한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22일 이뤄진 것으로,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담겼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당시 만남에서 받은 인상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자가 '분명 이것이 마지막은 아닐 듯하다'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지만 제가 보기엔 오랫동안 잘 참았던 것 같다"며 농담조로 답했습니다.
남북 간 직접 대화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쌓여온 업보라는 게 있어서 남북 간에 곧바로 유화 국면으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업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전임 윤석열 정부 당시 대북 강경책이 현 경색 국면의 원인이 됐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선 우리 측의 판단, 또 북한 측의 판단이 서로 다르다"며 "똑같은 사물을 놓고 서로 오해하거나 다르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 역시도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해결해나갈 수 있다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도 표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서 대화하길 바란다"며 "APEC 계기에 혹여라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 관계에 대한 기본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상황을 해소할 방법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은 서로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안정적 체제 유지, 그 속에 살아가는 국민의 더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북한을 공격할 생각도 없고, 북한과 공존하고 서로에게 번영할 수 있는 더 나은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통상협상과 관련해서는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도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결국은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습니다.
CNN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투자' 요구 등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갈취'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웃음을 터뜨린 뒤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 제조업 부활 추진에 대해서는 "과거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이제는 미국의 제조업 재건 노력을 가능한 범위에서 도울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복잡한 특성을 인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은 이념 체제를 달리하고 또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군사적으로 충돌하기까지 한 경험이 있는 국가"라면서도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또 경제적으로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완전히 단절하기 어려운 매우 특수한 관계"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중 정상은 다음 주 경주 APEC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