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1년 차 40대 부부에게 일어난 기적 같은 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남편이 14년 전 정관수술을 받아 무정자증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임신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것입니다.
지난 21일 방송된 TV조선 '우리 아기가 또 태어났어요'에 출연한 이 부부의 사연은 의학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내는 조기 폐경 증상으로 생각해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임신 19주 차라는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내는 "변비인 줄 알았다. 남편과 금슬도 썩 좋지 않았다. 임신한 지 5개월 만에 그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남편이 14년 전 정관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부부는 정관수술이 풀렸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검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남편은 정자 수가 0개인 완전한 무정자증 상태였던 것입니다. 돼지교배사로 일하는 남편은 직접 자신의 정자를 검사해봤지만 정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의료진들도 이 상황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백재승 비뇨기과 교수는 "정자가 없이 임신한다는 건 성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으며, 송지홍 난임센터 병원장 역시 "임신 확률은 사실상 0%"라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그땐 망치로 머리를 맞은 심정이었다. 결혼 21년 만에 가장 큰 위기였다"라고 당시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아내를 의심하지 않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와 병원에 가서 '아기가 언제쯤 생겼냐?'고 물었더니 1월 5~13일 사이에 착상됐다고 하더라. 날짜 얘기를 듣고 100% 의심을 안 하게 됐다"라며 "1월 3일이 결혼기념일인데 우리 둘이 1월 8일에 강릉으로 여행을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행히 양가 부모님들도 정관수술 후에도 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며 아내의 편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아내는 "서로 말을 아꼈던 것 같은데 2~3일 지나서는 괜찮아졌다"고 말했습니다.
2주 후 아내는 제왕절개를 통해 무사히 출산했습니다.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 친자 검사에서는 99.9997% 친자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로써 의학적으로 매우 드문 기적 같은 임신과 출산이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