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비만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많은데... 위고비 임상 참여는 73%가 여성

국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임상시험 참여자 구성이 실제 비만 유병률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성의 비만 유병률이 여성보다 현저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에는 여성 참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성별 불균형 문제와 함께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노보 노디스크가 진행한 위고비 3상 임상시험 1단계에서 전체 투여군 1306명 중 무려 73.1%가 여성으로 구성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임상시험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46세였으며, 평균 체중은 105.4㎏, 평균 체질량지수는 37.8㎏/㎡로 나타났습니다.


위고비 맞는 모습 / GoodRx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 비만 유병률은 남성이 48.8%로 여성 26.2%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임상시험 참여자 구성과 실제 비만 환자 분포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수진 의원은 "임상시험이 실제 비만 유병 구조와 다른 집단을 중심으로 설계됐다"며 "실제 임상 근거의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러한 성별 불균형은 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위고비의 오남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BMI 30㎏/㎡ 미만인 환자에게 부적절하게 처방되거나, 온라인을 통한 불법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온라인 불법판매 및 광고 적발 건수가 2023년 103건에서 2024년 522건으로 1년 사이 40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고비 사용과 관련된 이상사례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위고비 이상사례가 총 270건 접수되었습니다.


이수진 의원은 "위고비, 삭센다, 마운자로 등은 비만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사용돼야 한다"며 해결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병의원 처방 과정에서 제약사가 충분한 사용 매뉴얼을 제공하고, 식약처는 제약업체에 대한 약사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