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주차자리 맡고 기사 자처하면 고과 잘 받아"... 간부 갑질 문화 폭로한 전남 공무원들

전남 나주시청과 전남도청 공무원들이 노조게시판을 통해 권위주의적 조직문화와 간부 갑질을 연이어 폭로했습니다.


최근 나주시청 내부에서 간부급 공무원들의 특권의식과 부적절한 지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10일 전국 공무원 노동조합 나주시지부 자유게시판에는 "직원의 역할은 어디까지 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작성자 A씨는 "시민을 위한 축제라면 간부도 시민들과 똑같이 일찍 와서 자리를 잡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며 "직원들에게 미리 앞자리를 맡아두라 지시했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갑질 관행입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3년째 매주 월요일마다 먼저 출근해 상사의 주차장 자리를 확보해두는 직원이 있다"고 폭로하며, "이런 관행이 반복돼도 문제 삼지 못한다. 오히려 근무평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국 공무원 노동조합 나주시지부 자유게시판 갈무리


이 직원은 "공직사회가 여전히 '눈치와 복종'이 우선인 구조"라며 "이런 낡은 문화가 행사 현장과 일상 곳곳에서 반복된다면, 아무리 조직문화 혁신을 외친들 공허할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전남도청에서도 비슷한 문제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20년 차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직원 C씨는 노조게시판을 통해 "요즘 도청 안에는 한숨이 많다"며 "도민을 위한 일보다 누군가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한 홍보성 업무가 더 많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순수 도민 업무만 해도 초과근무 없이는 어렵다"며 "행사, 보고자료, 의전 준비가 일상이 돼 버렸다. 정신적 피로가 극심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전국 공무원 노동조합 나주시지부 자유게시판 갈무리


또 다른 전남도청 공무원 D씨는 "누군가는 상사의 차량을 대주고, 커피를 타주며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구조 속에서 진짜 열심히 일하는 사람만 손해 본다"며 조직 내 불합리한 평가 시스템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D씨는 "감투를 쓴 간부들이 학업이나 개인 일정에도 주무관을 동원한다"며 "이 조직에서 일의 의미를 잃었다"고 절망감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2024년 전국 지방공무원 복종의무 위반 징계 177건 중 전남이 72건(40.6%)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2023년에는 전체 115건 중 전남이 49건(42.6%)을 차지했고, 2024년에도 전체 62건 가운데 전남이 23건(37.1%)으로 여전히 1위를 기록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