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10억 원' 쓴 경주 첨성대 미디어아트, 점등식 첫날부터 오류... "리허설 땐 문제 없었다"

경주시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첨성대에서 20일 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준비한 미디어아트 점등식이 시스템 오류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20일 오후 6시 30분 경주시와 국가유산청은 첨성대에서 미디어파사드 점등식 개막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미디어아트는 이달 말 개최되는 APEC(아시아·태평양 정상회의)을 앞두고 천문학의 역사와 신라 황금문화를 약 7분짜리 프로젝션 매핑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뉴스1


높이 약 9.17m의 술병 모양 원통형 외벽 전체를 무대로 활용해 첨성대의 역사적 의미와 신라의 문화유산을 내외국인들에게 알기 쉽게 소개한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주낙영 경주시장 등이 참석한 점등식 행사에서 개막 상영이 끝난 직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점등식 관람을 위해 첨성대를 찾은 500여 명의 시민들은 "잠시 후 리플레이 된다"는 안내를 받고 추운 날씨에도 자리를 지켰지만, 첨성대 외벽에는 '디스플레이 모드' 등 알 수 없는 글자 영상만 반복적으로 재생됐습니다.


일부 시민과 외국인 방문객들은 약 1시간 30분 동안 기다렸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오후 8시 10분경에야 "미디어아트 장비 오류로 인해 상영이 어렵다. 조속히 복구해 빠른 시일 내 상영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고, 관람객들은 허탈한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수차례 리허설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오늘 점등식 행사를 위해 마이크 시설 등을 추가하면서 전선에 과부하가 생겼는지 합선이 발생했다"며 "곧바로 전선을 교체하며 복구를 시도했지만 기계장비까지 망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오후 10시까지도 복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경주시 측은 "내일(21일) 중에 장비를 교체하고 원활한 상영이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 제작비용 4억 원을 포함해 총 10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한 이번 미디어아트는 APEC이 끝나는 11월 1일까지 매일 5회 상영할 예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