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역임한 5선 중진 이상민 전 의원(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이 15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67세입니다.
평소 소신 있는 발언으로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그는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까지 사법부를 향한 당부의 글을 남겼습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판사들은 어째 끽소리라도 못하고 가만히 있나. 여러분의 수장이 능멸당하고 있고, 사법권의 독립과 권위가 무너지고 있는데 남 일 보듯 있느냐"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 "정치 패거리들이 겁나는가. 그들은 한줌도 안 되는 권력 쫓는 불나비에 불과하다"며 "판사들이여, 분연히 일어나 우뚝 서라"고 호소했습니다.
또한 "여러분의 공의에 찬 행동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라며 "성큼 나서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글은 그의 생전 마지막 메시지가 됐습니다.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난 그는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지만, 이를 이겨내고 충남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변호사로 활동하며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썼습니다.
2003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이듬해 17대 총선에서 대전 유성구에서 처음 당선된 뒤, 21대 국회까지 내리 5선을 기록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행정안전위원장 등을 맡으며 법치주의와 사법개혁을 강조했고, 여야를 막론하고 직언을 서슴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이 전 의원은 2023년 12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당화'를 비판하며 탈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1월 '대척점'에 서있던 국민의힘에 입당해 비판의 중심에 섰습니다.
신념보다 '의원 뱃지'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고인은 "정당보다 원칙이 먼저"라는 신념을 밝혔고, 2024년 6월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 자리에 앉았습니다.
15일 오전, 이 전 의원은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