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파견된 정부합동대응팀이 현지 고위 당국자들과 연쇄 회담을 갖고 해결책 마련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경찰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합동대응팀은 16일 오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온라인사기대응위원회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훈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어 프놈펜 인근 타케오주에 위치한 온라인사기 범죄 단지를 현지 경찰과 함께 직접 점검하며 현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합동대응팀이 이번 현지 방문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캄보디아 이민청에 구금된 한국인 60여 명의 송환입니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구금된 한국인 2명이 국적기를 통해 송환됐습니다. 현재 4명이 송환되면서 남은 구금자는 59명입니다.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대응력 강화를 위해 한국인 사건 전담 경찰협력관의 추가 파견과 코리안 데스크 설치 등의 조치도 중요한 협의 사항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범죄조직에 의해 살해당한 한국인 대학생 박 모씨 사건과 관련해서는 부검과 유해 송환 문제에 대한 협의가 진행됐습니다.
캄보디아 법원은 최근 해당 시신에 대한 공동 부검을 승인한 상태입니다.
부검은 현지 의료기관에서 실시될 예정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 1명과 보건공무원 2명, 경찰 수사관 등이 입회할 계획입니다.
부검에서는 외력 흔적과 내부 장기 상태 등을 포함한 사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박씨의 시신은 현지에서 부검과 화장 절차를 거친 후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피해 예방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전날부터 인천공항에 경찰관을 배치해 캄보디아 출국자 중 범죄 연루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검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검문 시행 첫날인 15일 오후 7시경 경찰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 게이트 앞에서 캄보디아행 항공기 탑승을 시도한 30대 남성 A씨의 출국을 제지했습니다.
A씨는 검문 당시 "본업을 그만두고 쉬고 있었는데 과거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동생이 항공기 탑승권을 보내줬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행선지나 숙박업소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청은 이번 캄보디아 사태를 초국경 범죄 대응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경찰청이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현지 파견 경찰관을 기존 3명에서 8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한인 사건 전담 경찰협력관 2명을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현지 수사당국과 우선 논의하고, 코리안 데스크 설치에 대해서도 협의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시도 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 소속 인터폴 공조 담당 직원을 기존 22명에서 47명으로 대폭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