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6일(일)

"경비도 불쌍히 여겨"... CCTV 70대 감시 속에 캄보디아서 탈출한 한국인 (영상)

캄보디아 범죄단지 탈출 한국인의 충격 증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경찰청 유치장에 구금된 한국인 2명이 범죄단지에서 겪은 끔찍한 경험을 증언했습니다.


이들은 100여 일간 감금된 채 전기 고문과 폭행에 시달렸으며,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 불가능할 것 같았던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SBS


잔혹한 고문과 폭행의 현장


지난 15일 SBS는 현재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경찰청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인 캄보디아 납치·감금 피해자 두 명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20대, 30대 한국인 남성 2명은 범죄단지 내 전문 고문실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들은 쇠파이프, 채찍, 전기 몽둥이 등 다양한 도구를 동원한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A씨는 "버튼 누르면 지지직 소리 나는 지지미로 때리고 지지기도 했다. 배터리가 다 달면 다른 것을 갖고 와서 또 지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감금 시설에 끌려온 피해자들은 대부분 중국인이었으며, 특히 한국인들은 '동네북'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A씨는 "한국인 같은 경우는 그냥 아무나 들어와서 때려도 되는... 소리 지르면 소리 지른다고 때렸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지난 8월부터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 13층에 감금되었던 이들은 철저한 감시 체계로 인해 탈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A씨는 "CCTV화면을 한 70대 정도 다 보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절대 도망을 못 친다. 관리자는 다 중국인이고, 중국인들이 고용한 사람들이 캄보디아 경비들, 그리고 네팔 용병들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B씨는 "맨날 맞고 고문당할 거면 '죽는 게 낫다'라고 생각도 많이 했었다. 사실 너무 힘드니까 근데 수갑을 양팔에 차고 있고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하는데"라며 절망적이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캄보디아 프놈펜 거리(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극적인 탈출과 구출


한 달 넘게 감금 생활을 하던 중 이들은 자신들을 불쌍히 여긴 경비원과 친분을 쌓게 되었고, 이것이 탈출의 기회가 됐습니다.


B씨는 "고문당하고 하니까 너무 불쌍하게 여겨서 '여자친구한테 연락하고 싶다. 생일인데'라고 해서 폰을 몰래 빌려서 한인식당에 연락해서 (신고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의 신고로 지난달 29일 현지 경찰이 출동하면서 100여 일간의 지옥 같은 감금 생활이 끝났습니다.


A씨는 "노크를 똑똑하더라. 통역하는 애가 '오케이' 하면서 문 열었더니 경찰이 쫙 있는 거다. 바로 가서 '세이브 세이브 미' (했다)"라며 구출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범죄단지에서는 탈출했지만, 유치장에 구금되어 있어 아직 한국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편,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납치·감금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최근 몇 년간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도박 등의 범죄 조직에 의한 감금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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