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캄보디아 국경서 사망한 30대 한국인 여성..."'유흥업소 납치 사건' 모집책" 주장 나와

베트남-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한국인 여성 시신 발견


베트남과 캄보디아 접경지역에서 한국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베트남 현지 경찰에 따르면 30대 한국인 여성 박 모씨가 7일 캄보디아 국경 인근 베트남 지역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경찰과 외교 당국의 조사 결과 박씨는 캄보디아에 체류하다가 최근 베트남을 방문했고,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JTBC


박씨의 시신은 사망 3일 후인 지난 10일 현지에서 부검과 화장 절차를 거친 후 유족에게 인도됐습니다. 1차 부검 결과에서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여성, 유흥업소 납치사건 모집책으로 밝혀져


이런 가운데 사망한 박씨가 최근 보도된 '유흥업소 납치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모집책'으로 밝혀졌습니다.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8월 초 30대 여성 두 명에게 "계좌이체만 도와주면 1,300만 원을 줄 수 있다"며 캄보디아행을 제안한 인물입니다.


캄보디아 테초국제공항 출국장 / 뉴스1


이 말을 듣고 캄보디아로 향한 여성 2명은 현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박씨에 의해 낯선 남성들에게 넘겼고 이후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긴 채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에 감금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3일 만에 범죄단지 '웬치'로 옮겨졌고, 탈출을 시도하자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프놈펜으로 끌려가 목이 졸리고 머리를 책상에 부딪히는 등 심한 구타를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조직은 "시체 처리비를 내라"며 3000만원을 요구했고 다른 피해자는 유흥업소로 끌려가 강제로 일까지 해야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13일 만에 현지 경찰에 의해 구조됐지만 이후 한 달 넘게 경찰서에 구금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성추행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스1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협박은 계속됐다고 합니다. 범죄조직은 피해자의 딸 사진과 납치 당시 강제로 찍은 영상을 온라인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했고 "브로커는 이미 죽었고 다음은 네 차례"라는 위협까지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피해자들은 "캄보디아에서는 탈출했지만 여전히 공포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습니다.


경찰은 박씨도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의해 이용당하다 살해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합동 대응팀, 캄보디아 현지 도착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합동대응팀 캄보디아 현지 도착 / 뉴스1


한편 한국 정부는 잇따른 납치·감금 사건과 이번 사망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에 합동 대응팀을 파견했습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경찰청, 법무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 부처 인사들이 함께 했습니다.


대응팀은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61명의 송환 협의를 우선 진행하고 있습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인원부터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지만, 일부는 귀국을 거부하고 있어 절차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정부는 이번 주말까지 항공편을 마련해 이들을 국내로 이송할 방침입니다. 또한 캄보디아 당국에 '한국인 대학생 고문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 협조도 요청하고 있으며, 부검과 시신 운구 절차 등 구체적인 공동 조사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