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자연에 순응하는 삶' 실천한 춤꾼 박현덕씨, 장기기증으로 5명 살리고 떠나

춤과 연극으로 살아온 예술인, 마지막까지 나눔 실천


부산에서 활동해온 한 춤꾼이 뇌사 상태에서 장기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박현덕(60) 씨가 지난 8월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심장·폐·간·양측 신장과 인체 조직을 기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박현덕 씨는 수영 강습을 받던 중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습니다.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는 2002년 기증원을 통해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미리 신청해둔 상태였으며 가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예술과 봉사로 채운 60년의 삶


박현덕 씨는 동아대 풍물패에서 활동을 시작해 졸업 후에는 극단 '자갈치'에서 연기와 탈춤, 마당놀이를 펼쳤습니다. 이후 극단을 떠나 객원 배우와 예술 강사로 활동하며 예술 인생을 이어갔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최근에는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환경 살리기 운동에 참여하고 탈춤 등 민속 예술 계승에 힘썼습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공연을 기획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앞장섰습니다. 10년 넘게 헌혈을 40번 이상 꾸준히 실천했으며 쉬는 날에는 직접 농사를 지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먹을거리를 나눠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보였다고 유족들이 전했습니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 마지막까지 실천


유족들은 박현덕 씨를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으로 하고 싶은 일을 열정적으로 하면서도 함께하는 이를 배려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고인의 아내 김혜라 씨는 "생명과 희망을 나눠 주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고 싶다던 바람대로 떠나게 됐다"며 "무대에서 환하게 빛나던 당신을 기억한다. 사랑하고 고맙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