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MZ 공무원들 또 뿔났다... 권위적인 '이 관행', 올해도 반복

공무원 조직문화 개선 여전히 갈 길 멀어


공무원 사회에서 상급자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간부 모시는 날' 관행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 대비 경험률은 감소했지만 위계질서 중심의 조직문화가 뿌리깊게 남아있어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공무원 1만42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간부 모시는 날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5.4%(2187명)가 올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간부 모시는 날은 청탁금지법상 부적절한 행위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어 온 관행입니다. 팀별로 순번이나 요일을 정해 과장, 국장 등 상급자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형태로 이뤄집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경험률 더 높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의 경험률이 18.6%로 중앙부처(276명)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위성곤 의원실이 지방공무원 1만252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44%(5514명)가 최근 1년 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입니다.


간부 모시는 날의 빈도를 분석한 결과 '월 1~2회'가 37.8%로 가장 많았고 '주 1~2회'가 34%, '분기 1~2회'가 22.8%를 차지했습니다.


참여 방식에 대한 응답에서는 '비용과 참석이 모두 의무적'이라는 답변이 29.9%, '비용 또는 참석이 의무적'이라는 답변이 40%에 달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70%가 자의와 관계없이 참여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면 '자율적으로 참여한다'는 응답은 25.5%에 그쳤습니다.


젊은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 우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관행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권위주의적 조직문화와 위계 중심 관행'이 28.3%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인사평가와 연계돼 있어서'라는 응답도 21.6%로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경력 5년 이하의 저연차 공무원 비율이 32.8%(717명)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젊은 세대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와 이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응답자들은 "(간부 모시는 날이) 2월 이후 사라졌다", "연초에만 시행되다 없어졌다" 등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대응책 마련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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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간부 모시는 날 등 부당한 조직문화를 신고할 수 있는 익명 신고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관련 센터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위성곤 의원은 "신고와 보호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근절 의지만 외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며 "정부가 통계 개선에 만족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문화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