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방탄 RM 내세워 모은 '지정 기부금' 10억... 보훈부 "어디에 쓰였는지 몰라"

방탄소년단 RM 기부금으로 시작된 10억원 모금, 사용처 추적 불가능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의 1억원 기부가 화제가 되면서 총 10억원의 기부금이 모였지만, 정작 이 돈이 기부자들이 원하는 곳에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지난 1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RM은 지난해 9월 군 복무 중 보훈부에 1억원을 기부했습니다.


당시 그는 "저희가 활동할 동안에 많은 분들이 저희 대신 나라를 지켜주시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던 것 같다"며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을 입고 헌신하는 근무자들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RM / 뉴스1


보훈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급증한 기부 참여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RM의 기부에 대해 "제복 근무자들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라며 감사 편지를 쓰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이러한 홍보 효과로 기부자가 직접 사용처를 정할 수 있는 '지정 기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 결과 지정 기부 참여자 수는 2000여 명까지 급증했고, 기부 금액은 100배가 뛰어 총 10억원에 달했습니다.


현행 시스템의 한계로 인한 지정 기부 무력화


문제는 이렇게 모인 지정 기부금이 실제로 기부자들이 원하는 곳에 사용되고 있는지 파악할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현행법에 따라 모든 기부금은 '국가유공자 지원 계정' 하나로만 운영되고 있어, 지정 기부금도 다른 재원과 함께 섞여버리는 구조인 겁니다.


따라서 기부자가 특수임무 유공자나 제대 군인을 위해 써달라고 지정해도 실제로는 이를 반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치권과 보훈부의 상반된 입장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정기부 등이 어렵다는 사실을 사전에 보훈부가 인지했음에도 국민에게 허위 사실을 홍보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훈부 관계자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기부금은 수기로만 관리할 뿐, 사실상 세부 집행은 어렵다"면서 "기부 범위가 여전히 제한되는 것을 알면서도, 홍보 차원에서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