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실종된 20대 여성, 알고 보니 범죄조직 연루 의혹... 경찰 내사 착수
캄보디아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던 20대 여성이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오히려 현지 범죄조직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단순 실종이 아닌, 조직의 '유인책'으로 활동했을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다.
"위험하다" 도움 요청했지만... 귀국 거부한 여성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캄보디아에 간 동생이 범죄에 연루된 것 같다"는 A씨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A씨는 인스타그램에 캄보디아 현지 여행 사진을 올리며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이다가, 돌연 "위험에 처했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가족에게는 손가락이 잘린 사진을 전송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전북경찰청은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과 협력해 현지 확인에 나섰고, A씨가 외부 활동을 하고 연락도 닿는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납치나 감금 정황이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실종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가족의 귀국 권유에도 응하지 않고 현지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죄조직 유인책 의심"... 서울경찰청 내사 착수
이후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A씨가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유인책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입니다. 다만 경찰은 아직 구체적인 범죄 연루 정황이 드러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범죄 혐의점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들여다보는 단계"라며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캄보디아 내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일부 인물들이 스스로 범죄조직에 가담하거나 유인 역할을 맡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죄 연루 인식한 채 출국한 경우도"... "무조건 가해자로 볼 수는 없어"
현지 한인사회에 따르면 구조된 한국인 중에는 '위험한 일자리'임을 알고도 캄보디아로 건너간 사례도 있었습니다. 일부는 한국으로 귀국한 뒤 다시 재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텔레그램으로 간단한 업무를 시키면서 한 달에 수천만 원을 준다는 제안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며 "대부분은 범죄임을 알고 출국하지만, 이후 귀국 후 조사를 피하려 눌러앉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피해자를 단순 가담자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폭행·협박 등으로 강제로 범행에 동원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폭력과 협박에 못 이겨 범죄에 가담한 피해자도 있을 수 있다"며 "범죄 여부는 추후에 따질 문제이고, 일단 해외에서 위험에 처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