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소방청 산하기관장, 국회 보좌관들과 스크린골프장서 '법카' 사용

소방산업공제조합 이사장, 스크린골프장에서 법인카드 부적절 사용 논란


소방청 산하기관장이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스크린골프장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3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실이 소방산업공제조합으로부터 받은 업무추진비 내역을 분석한 결과, A이사장이 올해 네 차례에 걸쳐 업종이 '한식'으로 기재된 'XX식당'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이사장은 5월19일 오후 7시21분 10만8000원, 5월21일 오후 8시45분 16만6000원, 6월5일 오후 7시59분 11만2000원, 6월24일 오후 8시48분 16만6000원을 결제했으며, 총 금액은 55만2000원에 달했습니다.


문제는 해당 업장이 음식점이 아닌 스크린골프장이었다는 점입니다. 스크린골프장은 음식 등 판매를 위해 따로 음식점 영업 신고를 할 수 있어, 업무추진비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조합 지침 위반 소지, 레저업종 법인카드 사용 금지 규정


조합의 '업무추진비 등 집행 지침'에 따르면 실내·외 골프장 등 레저업종 업장에서는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크린골프장에서 '식당'으로 비용을 처리하면 이러한 규정을 우회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조합 측은 당초 한 의원실의 문제 제기에 대해 "A이사장이 국회의원실 보좌 직원 등과 업무협의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이사장은 과거 국민의힘 의원실 보좌관 등을 지내며 오랜 기간 국회에 몸담은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조합은 A이사장이 해당 업장에서 보좌진과 스크린골프를 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식사 비용만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골프 비용은 각자 현금으로 계산해 증빙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관련 기관 재발방지 대책 마련 약속


조합 관계자는 "그곳에서 업무 협의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비용은 전부 환수 조치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소방청 관계자도 "관련 사안을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의원은 "기관장이 사용제한 업종에서의 레저행위를 '업무 협의'로 포장해 법인카드를 쓴 일은 공적 책무의 무게를 잊은 처신"이라면서 "사실관계의 투명 공개, 재발방지 제도 보완으로 국민 신뢰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