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캄보디아서 고문으로 숨진 한국인 대학생... "같은 대학 '선배'가 모집책"

캄보디아 대학생 사망 사건, 국내 점조직 수사 본격화


경찰이 캄보디아에서 고문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 사건과 관련해 수사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현지 범죄조직과 연결된 국내 연계조직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이들은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며 그동안 수사망을 교묘하게 피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대포통장 모집책 홍 모 씨(20대)의 윗선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통신 기록과 계좌 거래 내용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국내외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경찰청


모집책, 알고 보니 대학 선배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박 모 씨(22)는 지난 7월 17일 "현지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3주 후인 8월 8일, 그는 캄보디아 깜폿 보코산 인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경찰은 박씨의 사인을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충남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이던 박 씨는 같은 대학 선배인 홍씨의 소개로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포통장 명의자로 이용된 정황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숨진 경북 출신 대학생 추정 모습 /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 캡처


이 사건의 실체를 더욱 충격적으로 드러낸 것은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 운영진인 '천마'가 공개한 영상입니다.


이 영상에는 박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마약을 강제로 흡입한 뒤 캄보디아에 오게 된 경위를 일당에게 설명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천마'는 해당 영상을 소개하며 "홍씨 소개로 박씨가 대포통장 명의자로 캄보디아로 넘어간 뒤 5,700만원 금원(돈)에 사고(인출)가 발생해 폭행과 감금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 캡처


경찰은 이르면 오는 20일경 공동 부검을 위해 캄보디아 현지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인 만큼 국내 수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성격상 해외에서 발생한 국외 범죄로 국내 수사로는 한계가 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한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구속기소된 홍 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1월 13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이 재판을 통해 국내 연계조직의 실체와 범행 수법이 더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