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서울 고속도로 표지판서 '9번' 언급된 식당... 소유자 봤더니

국민의힘 상임고문 일가 식당, 도로표지판 9개 설치 특혜 논란


국민의힘 상임고문 일가가 소유한 대형 식당의 이름이 서울 강동구 고속도로 나들목 주변에 설치된 9개의 도로표지판에 잇달아 표시돼 '규정 위반 및 특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세종포천고속도로 강동고덕 나들목 진입 연결로에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신영균 전 국회의원 일가 회사 소유의 대형식당으로 안내하는 도로표지판이 잇달아 설치됐다고 밝혔습니다.


신 전 의원은 현재 해당 업체의 감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토교통부의 '도로표지 제작·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도로표지판은 주요 행정관청, 국회의사당, 공항, 대학, 대형병원 등 도시 내 주요시설이나 이에 준하는 교통량을 유발하는 시설에만 설치가 가능합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도로공사의 설명과 특혜 의혹


한국도로공사는 해당 식당이 상당한 교통량을 유발하는 시설이라고 판단해 도로표지판을 설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로공사 측은 유명 호텔이나 노량진 수산시장 등을 유사 사례로 제시했으나, 윤종군 의원실은 교통 유발량이 큰 시설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개인 식당을 안내하는 도로표지판이 이렇게 많이 설치된 것은 전례가 없으며, 도로공사가 이 식당의 교통 유발량이 많다는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욱 논란이 되는 점은 업체 측의 민원 제기가 여러 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당초 계획된 도로표지판은 2개였으나, 업체 측 민원으로 9곳으로 늘어났고, 이 중 7개 도로표지판 설치 비용 2890만 원을 도로공사가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영균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명예회장 / 뉴스1


현 도로공사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함진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며, 논란이 된 표지판들은 윤석열 정부 시기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순차적으로 설치되었습니다.


윤종군 의원은 "도로표지판은 공익목적의 시설이지 광고판이 아니다. 단순 민원만으로 여러곳에 걸쳐 식당 이름을 반복 표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민원제기와 관련해 도로공사의 심의, 승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전직 고위공직자와 가족이 관여한 시설이 공공시설 설치에 관여돼 있다면 문제"라며 "절차상 하자가 확인될 경우 원상 복구와 비용 환수 등의 사후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