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보장 미끼로 캄보디아 범죄단지 유인
캄보디아에서 160여일간 감금당하며 보이스피싱 범죄에 강제 동원됐던 한국인 2명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의 도움으로 구조됐습니다.
1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에 감금됐던 한국 국적 남성 A씨와 B씨가 박 의원실의 도움으로 현지에서 빠져나왔습니다.
A씨는 온라인에서 IT 관련 업무를 하면 월 800만원에서 1500만원의 고수익을 보장하고 1인 1실 호텔 숙소와 식사를 제공한다는 구인 글을 보고 캄보디아행을 결심했습니다. 처음에는 믿음이 안 갔지만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누며 비행기 티켓까지 제공한다는 말에 '갔다가 아니면 다시 돌아오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출국했습니다.
도착 즉시 보이스피싱 범죄단지로 강제 이송
하지만 캄보디아에 도착한 A씨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공무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단지(웬치)였습니다. 범죄 조직은 범죄에 가담하지 않으면 온종일 고문을 하겠다며 협박했습니다.
A씨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말다툼을 벌이자, 이들은 한국으로 데려다주겠다며 짐을 싸서 차에 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차량이 도착한 곳은 공항이 아닌 캄보디아 포이펫의 또 다른 범죄단지였습니다.
A씨는 이곳에서 100여일간 가혹한 폭행을 당했습니다.
같은 방을 사용하던 B씨가 텔레그램으로 구조 요청을 보내 현지 경찰이 한 차례 범죄단지를 찾아왔지만, 신고 사실이 발각되면서 탈출이 무산됐습니다.
머리에 봉지 씌워 트렁크에 넣어 이송
위치가 발각됐다고 판단한 중국인 관리자는 거점을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사람은 머리에 봉지가 씌워진 채 차량 트렁크에 넣어져 시아누크빌로 강제 이송됐습니다.
새로운 거점에서도 감금 생활은 계속됐습니다. 일할 때는 발목에, 일하지 않는 시간에는 침대에 수갑으로 묶인 채 감금됐습니다. 범죄 조직은 매출 10억원을 달성하면 돌려보내 주겠다며 범죄 가담을 강요했습니다.
160여일 만에 극적 구조
A씨가 기지를 발휘해 구조 요청을 하면서 현지 경찰이 두 사람이 머물던 호텔에 찾아왔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감시하던 중국인과 조선족에게 수갑을 채우며 160여일간의 감금 생활을 끝냈습니다.
A씨와 B씨는 구조된 뒤 캄보디아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귀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A씨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갇혀있을 당시 바로 옆 방에도 한국인 3명이 있었다며 아직도 많은 한국인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박찬대 의원실은 지난달 초 B씨 어머니로부터 "우리 아들을 꼭 살려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외교부, 영사관 등과 소통해 두 사람을 구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