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사망한 양평 공무원, 부검 결정에... 유족 측 "유서 못봐, 부검하지 않기를"

유족 "부검 원치 않아"... 경찰에 연락했지만 답변 못 받아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김건희 씨 관련 특검 조사를 받았던 양평군청 공무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족이 경찰의 부검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1일 오후 A씨의 법률대리인 박경호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유족들께서 부검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부탁을 받아 경찰 측에 전화를 드렸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건희 씨 / 뉴스1


경찰은 오는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A씨의 시신 부검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변호사는 A씨의 유서를 아직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경찰이 유서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유족도 아직 보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특검이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조서 열람을 먼저 신청하고, 그걸 확인한 뒤 대응 방식을 결정하겠다"며 "제3자인 검찰이나 경찰이 진상을 조사하는 게 정상적 절차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본인(특검) 스스로 '안 했다'고 말한다고 해서 실제로 없었다는 뜻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특검 조사 하루 만의 비극... "세상을 등지고 싶다" 메모 남겨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A씨는 2016년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업무를 담당했으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의혹은 김건희 씨의 모친 최은순 씨가 가족회사 ESI&D를 통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공흥지구 아파트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개발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출석했습니다.


조사는 자정을 넘겨 이튿날 새벽 1시 15분까지 이어졌으며, 귀가 약 두 시간 뒤인 새벽 3시 20분경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출근하지 않은 A씨를 걱정한 동료들이 자택을 찾아가 발견했으며, 현장에서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민중기 특별검사 / 뉴스1


A씨가 남긴 유서에는 특검 조사를 받은 사실과 함께 "괴롭다"는 심경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 "강압·회유 없었다"... 경찰 "정확한 사인 규명 필요"


전날(10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씨가 남긴 별도의 메모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유서와는 다른 이 문서에는 "특검의 강압 수사로 힘들었다", "특검이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의원의 지시를 따랐다는 진술을 하라고 회유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김건희특검팀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조사는 강압적인 분위기도 아니었고, 회유할 이유도 없었다"며 "A씨가 지난 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조사받기 시작해 이튿날 오전 0시 52분에 조서 열람을 마치고 귀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점심·저녁 식사 시간과 3회의 휴식시간을 보장했으며, 조사 종료 후 담당 수사관이 직접 건물 밖까지 배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경기 양평경찰서는 보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부검을 위한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0.1%의 의문점까지 배제하지 않기 위해 부검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경찰은 향후 부검 결과와 함께 유서 및 메모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수사 관계자는 "유족의 의견도 충분히 청취하면서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