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5건 이상 나가게 해주세요"... 구급대 근무자 추정 글 논란
인천소방본부 산하 사무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적절한 글이 SNS에 게시돼 소방 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글에는 실제로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희망'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1팀 인계사항 ㅋㅎㅋㅎㅋㅎ"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공개된 사진은 남동소방서 관할 구급센터로 추정되는 사무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소방 근무복을 입은 인원 3명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컴퓨터 화면에는 '오늘 15건 이상 나가게 해주세요', '요양원 심정지 2건 터지게 해주세요', '지하철 화장실 출산 1건 터지게 해주세요' 등 위급 상황을 희화화한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문장 말미에는 '하늘에 계신 모든 신들이여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까지 포함돼 있어, 구급 현장의 고통을 희롱하는 듯한 표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소방 당국 "부적절한 게시물... 기간제 근로자 작성 가능성"
해당 게시물은 업로드 당일 삭제됐지만, 이미 캡처 이미지가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남동소방서는 지난달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바탕으로 자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소방 당국은 게시글을 작성한 인물이 정규직 소방공무원이 아닌 구급대 대체 인력인 기간제 근로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 글 작성자와 SNS 게시자가 동일인물인지 확인 중"이라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국민 생명을 다루는 기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 시민은 "하루에도 수차례 생사가 갈리는 현장에 나서는 구급대원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신뢰가 무너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현장 근무자의 스트레스 해소용이라 해도 표현 수위가 지나치다"며 공적 기관의 기강 확립을 촉구했습니다.
소방청 관계자는 "관할 기관에서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