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가 감동한 한글 유니폼, 4개월간의 설득 과정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친선전을 펼칩니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특별한 의미를 담은 유니폼을 착용하게 됩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한글날(10월 9일)을 기념하여 유니폼 뒷면에 선수들의 이름을 한글로 새긴 특별 유니폼을 제작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장비 규정에 따르면 유니폼에는 알파벳 표기만 허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국제경기인 A매치에서 자국 언어로 선수 이름을 마킹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KFA는 FIFA로부터 특별 승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고, 한글 마킹을 위한 자체 폰트까지 개발했습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FIFA의 마음을 움직인 KFA의 치밀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6월부터 시작된 FIFA 설득 작전
KFA는 경기 4개월 전인 지난 6월부터 FIFA 설득에 나섰습니다. KFA는 FIFA 측에 한글이 독자적으로 만들어져 유네스코에서 인정받은 언어임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또한 경기 하루 전이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전례가 없는 제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FIFA는 한글이 갖는 특수성과 경기 날이 우리 시각으로 한글날 다음 날임을 확인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FIFA는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하면서, 국가대항전인 만큼 내부적으로 검토한 후 회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후에도 KFA는 FIFA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습니다.
FIFA는 KFA가 소속된 AFC 측에도 자문을 구하는 등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에 KFA는 AFC와 함께 다시 나서서 한글날이 한국 사회에서 갖는 특수성과 최초의 한글 유니폼이 갖는 의미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AFC에 근무하는 한국 직원들은 물론, 한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다른 아시아 국적 소속 AFC 직원들도 앞다퉈 한국에 유리한 회신을 FIFA에 보냈습니다.
한글 유니폼의 탄생, 특별한 기념의 의미
결국 FIFA는 KFA의 진심과 참신한 제안에 감동하여 한글 유니폼 탄생을 최종적으로 허락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글 마킹 유니폼 제안에 국제축구연맹도 감동했고, 그 결과 KFA는 FIFA로부터 비교적 수월하게 승낙을 얻어 한글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브라질전을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 유니폼에는 'HEUNGMIN' 대신 '손흥민', 'KANGIN' 대신 '이강인', 'CASTROP' 대신 '카스트로프' 등 한글 이름이 새겨져, 한글날을 더욱 특별한 방법으로 기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