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MZ세대 사로잡은 새로운 반려동물 열풍... "콩벌레에서 반려곤충으로"

어린 시절 놀이감에서 고가 반려동물로 변신한 공벌레


어린 시절 손바닥에서 굴리며 놀던 공벌레가 이제는 수십만원대 반려 곤충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공벌레 한 마리가 4만원, 다섯 마리 세트가 10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독특한 이름을 가진 품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네이버스토어에 판매중인 공벌레 / 네이버스토어


독특한 외형으로 인기 끄는 해외 품종들


공벌레는 몸을 동그랗게 말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콩벌레'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현재 인기를 끄는 품종은 해외에서 수입된 쿠바리스 레몬블루와 러버더키입니다.


레몬블루는 등 중앙이 짙은 갈색이고 가장자리에 밝은 레몬색 띠가 둘러져 있어 작은 보석처럼 보이는 외형을 자랑합니다. 


INSEKTENLIEBE


러버더키는 등에 있는 노란 무늬가 오리 부리를 연상시켜 이름이 붙었으며 몸을 둥글게 말면 노란 오리 인형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려 곤충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외형과 무해한 매력 덕분에 기존 반려동물을 대신해 키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번식을 통해 분양하며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이들 곤충이 고가에 거래되는 이유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특수한 종이기 때문입니다.


주로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낙엽 밑이나 습한 흙 속에서만 서식하는 종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곤충들의 국내 반입 경로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XYZReptLes


환경부는 "쿠바리스 레몬블루는 법정 관리 외래생물이나 생태계교란종이 아니어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반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살아 있는 동물은 원칙적으로 반입이 제한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식물방역법 제2조와 제10조 제1항 2호를 근거로 수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생태계 교란 우려와 전문가 경고


전문가들은 외래종 유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반려 곤충을 키우다가 방사하거나 유기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XYZReptLes


열대 원산지 종이라 국내 겨울을 버티기 어렵지만 기후 변화로 과거에는 생존할 수 없던 종들이 토착화된 사례가 있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외래종이 국내에 정착한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원래 철새였던 후투티와 민물 가마우지가 국내에 자리 잡았고 열대어종 구피도 온천수 주변에서 번식하며 토착화됐습니다. 


민물가마우지 / gettyimgesBank


곤충은 종류가 워낙 많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아 전문가들조차 특정 종의 영향을 명확히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정부와 학계 모두 등각류 같은 특수 종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만 설명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콩벌레 한 마리에 4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은 현실에서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반려 곤충이 될 수 있지만 수익 목적이나 관리의 어려움으로 방사된다면 생태계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