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한남동 관저 이전 비용으로 혈세 21억 투입했는데... 호텔 전전하면서 36억 더 써

한남동 외교장관 관저, 21억 들였는데 '허름한 철제문'만 남았다


넓게 펼쳐진 초록 잔디 위, 그 끝에는 허름한 철제문이 보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남동 외교장관 관저로 이전하면서 시작된 일련의 변화가 가져온 현실입니다.


지난 9일 JTBC에 따르면 외교부는 공관 이사와 리모델링 비용으로만 21억 원을 투입했지만, 정작 외교 행사 공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고급 호텔을 전전하게 됐습니다.


JTBC


청와대를 떠나 한남동 외교장관 관저로 입주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결정으로 외교 장관은 두 번의 이사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삼청동 옛 대통령비서실장 관저는 외교 행사용으로 전환하고, 실제 거주지는 궁정동 관저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당시 제 역할을 못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외교부는 큰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혈세 15억 5,000만 원 들인 리모델링, 그러나 현실은...


행사용 건물 리모델링에만 15억 5,000만 원의 혈세가 투입되었지만, 그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관저 정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주차장이었고, 테니스장에 잔디를 깔아 연회용 정원으로 개조했지만 담벼락은 마치 공사장 가림막처럼 허술해 보입니다.


심지어 간이출입문에는 자물쇠까지 걸려있는 상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은 "장소가 협소할 뿐 아니라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근사하게 보여야 하는데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게 지하 주차장 철제문이다. 그런 곳에서 외교행사하는 경우는 없다. 대접받으러 간 게 아니라 허름한 곳에 초청받아 간 느낌이 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2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4 / 뉴스1


외교 행사는 호텔에서, 36억 원 추가 지출


이러한 환경 때문인지, 지난해 8월 준공 이후 삼청동 관저에서 열린 외교부 장관 주재 귀빈 초청 행사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대신 호텔을 빌려 행사를 진행했고, 여기에 투입된 비용만 36억 5,000만 원이 넘습니다. 삼청동 관저에서 열린 행사는 내부 직원 워크샵 등 7건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현 조현 외교부 장관이 자택에서 출퇴근하고 있어 궁정동 관저는 현재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미 58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되었지만, 아직도 이사는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남동 관저 / 뉴스1


연휴가 끝나면 APEC 등 중요한 외교 무대가 펼쳐질 예정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외교적 위상과 효율적인 예산 사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 행사를 앞두고 외교 공간의 품격과 기능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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