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캄보디아서 납치·고문 당해 숨진 경북 출신 대학생... 시신은 2달간 방치됐다

캄보디아 여행 중 납치된 한국 대학생, 고문으로 사망


경북 예천군 출신 대학생 A씨(22)가 캄보디아 여행 중 납치돼 고문 끝에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9일 경찰과 유족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17일 캄보디아에 입국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A씨의 휴대전화로 조선족 말투를 가진 남성이 A씨 가족에게 연락해 "(A씨가) 이곳에서 사고를 쳐 감금됐다. 5000만 원을 보내주면 풀어주겠다"고 협박했습니다.


A씨의 가족은 즉시 캄보디아 대사관과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돈을 보내면 안 된다"고 조언했고, 대사관 측은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위치와 사진 등을 보내 신고하라"고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가족들은 A씨가 어디에 감금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 없었고, 협박범과의 연락은 나흘 만에 완전히 두절됐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 2개월간 시신 방치


결국 2주일 후인 지난 8월 8일, A씨는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는 캄보디아 캄폿주의 보코산 범죄단지 인근에 감금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사관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사망 원인은 '고문과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확인됐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A씨의 사망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시신이 2개월 동안 한국으로 송환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A씨의 시신은 부검과 현지의 화장 일정 등을 고려해 이달 중에야 국내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A씨의 아버지는 깊은 슬픔을 토로하며 "사망진단서에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적혀 있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너무 괴로워 잠을 잘 수 없다"며 "죽어서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캄보디아 냉동고에 방치돼 있다. 사람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울분을 표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캄보디아 경찰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으며,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역시 "현지 경찰과 공조해 A씨의 출입국 경위와 해당 범죄조직을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에서 지난해 220건, 올해 8월까지 330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