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수영장서 의식 잃고 물에 빠진 60대 남성 능숙하게 구조한 50대 여성의 정체

아파트 수영장에서 벌어진 생명 구조 현장


지난달 14일 오후 3시40분경 용인시 기흥구 한 아파트 커뮤니티 수영장에서 60대 남성 A씨가 수영 중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수영장에 있던 수영강사가 A씨를 물 밖으로 끌어올려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혼자서는 응급처치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수원 권선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는 박현경(55)씨가 "의용소방대원이라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안다. 교대하자"고 제안하며 구조 작업에 합류했습니다.


사진 제공 = 수원남부소방서


박 대원은 씻던 중 밖에서 "사람이 쓰러졌다", "심장마비 환자 같다"는 고함소리를 듣고 언니의 부름을 받아 물기도 닦지 않은 채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전문적인 응급처치로 생명을 구하다


현장에 도착한 박 대원은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의식을 잃은 A씨의 발에 있는 번호표를 통해 심장판막 수술 전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박 대원은 수영강사와 교대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서 주변에 심장충격기(AED·자동제세동기)를 가져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자동제세동기를 몇 차례 작동시켜 충격을 가하고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결과, A씨의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였습니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도착하자, 박 대원은 구급대원들에게 응급처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A씨의 병원 이송을 도왔습니다.


완전한 회복과 감사 인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즉시 중환자실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A씨는 추석 전날인 지난 5일 상태가 호전되어 일반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박 대원은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심폐소생술 등을 배우고 응급처치 자격증도 있어서 언니가 나를 찾은 것 같다"며 "당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도 A씨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일반 병실로 옮겨진 A씨가 며칠 전 전화해 '너무 고맙다'고 말을 해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표창 예정


박 대원의 구조 활동은 해당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게시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수원남부소방서는 A씨를 구조한 박 대원에게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제공 = 수원남부소방서


박 대원은 2022년부터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박 대원을 찾아온 소방관 고객이 그의 열정적인 봉사·기부활동을 알아보고 의용소방대 가입을 제안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박 대원은 지난해 4월에도 수원 팔달구의 한 시장에서 장을 보다 쓰러진 시민을 응급처치해 표창장을 받은 바 있습니다.


박 대원은 "A씨 일도 그렇고 나 혼자 한 일이 아니다. 주변에서 함께 심폐소생술을 하고 구급차를 불러줘서 구조가 가능했다"며 "무엇보다 A씨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