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헌혈 늘었는데 혈액은 부족?... 59만 개 '혈액팩 폐기'의 진실

헌혈의 아이러니: 매년 10만 개의 혈액팩이 폐기되는 현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소중한 헌혈,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혈액이 실제 환자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 금정구)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무려 59만 3,453개의 혈액팩이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 평균 260여 개의 혈액팩이 버려지고 있는 셈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헌혈은 늘어나는데, 폐기되는 혈액도 증가


최근 헌혈 참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년 240만 건 이상의 헌혈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2024년에는 약 264만 건으로 2022년부터 헌혈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혈액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혈액제제 생산량은 약 3,535만 유닛에 달했지만, 이 중 59만 유닛이 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평균 10만 6천 유닛이 매년 폐기되고 있으며, 특히 2022년에는 폐기량이 13만 6,000여 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혈액 폐기의 주된 원인을 살펴보면, 혈액 선별검사 결과 이상이 34만 4,000여 유닛으로 전체 폐기량의 58%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채혈제제 과정에서 24만 3,000여 유닛, 혈액보관 과정에서 6,000여 유닛이 폐기되었습니다.


이는 헌혈 이후 부적격 판정이 내려지면서 대규모 폐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상적으로 1유닛은 약 320~400cc로, 전혈 헌혈 1회분에서 보통 혈장·적혈구·혈소판 등 3유닛 정도의 혈액제제가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의 소중한 헌혈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사전 차단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폐기


대한적십자사는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헌혈금지약물 처방 정보와 혈액매개감염병 확진자 정보를 연계해 헌혈 전 헌혈자의 건강정보를 확인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 차단 장치에도 불구하고 매년 10만 유닛가량의 혈액이 버려지고 있어 더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백종헌 의원은 "검사 과정에서 부적격 혈액 판정은 수혈자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헌혈 이후 수많은 혈액이 폐기되는 것은 타인의 생명을 위하는 헌혈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일"이라며 "헌혈자의 선의가 헛되지 않도록 헌혈 단계에서부터 이상 혈액을 보다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