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5년간 군 장병들 '불법도박' 현황 체크했더니... 규모 1000억원 넘었다

병영 내 불법 도박 급증, 5년간 1000억원 규모 적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병영 내 불법 도박 범죄가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적발된 인원의 대부분이 병사들로 나타나 군 내부 관리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4일 조선일보는 국방부와 각 군이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 도박 적발 인원이 2021년 402명에서 2023년 443명, 2024년 478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2025년)는 7월까지만 232명이 적발되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같은 기간 불법 도박 금액은 매년 200억원 이상을 기록했으며, 5년간 불법 도박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도박에 연루된 장병 다수는 병사였습니다. 2020년 7월 국방부가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허용한 이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현재 병영은 동기 10명이 개인 침대를 사용하는 '침대형 생활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보통 오후 6시 일과가 끝나면 병사들이 고참병의 통제 없이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어 도박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2021년 전체 도박 사범 402명 중 348명(86.6%)이 병사였고, 2022년 88.5%, 2023년 87.8%, 2024년 89.5%를 차지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전체 232명 중 210명(90.5%)이 병사로 비율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도박 규모 '고액화' 심각, 상위 3명이 전체의 절반 이상


최근 들어서는 병사들의 도박 규모가 '고액화'되는 추세가 뚜렷합니다.


2023년 불법 도박 상위 3명의 도박 합계 금액은 58억8000만원(25%)이었고, 2024년에는 58억9000만원(26%)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상위 3명의 도박 금액이 85억9000만원으로 전체의 58%에 달했습니다.


5년간 가장 많은 금액을 베팅한 사례는 해병대 상병으로, 2022년 불법 온라인 도박에 2억6065만원을 걸었다가 적발됐습니다.


2020년에는 해군 대위가 1억6500만원을, 올해 7월에도 해병대 상병이 1억9288만원을 도박으로 잃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병사 급여 인상도 무리한 도박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급여가 늘어나면서 일부 병사들이 과도한 도박을 하다가 파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군사법원에 넘겨진 장병들에 대한 판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육군 상병 1명이 도박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해군 상병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박준태 의원은 "최근 5년간 1000억원대 규모의 불법 도박이 적발되고 그중 90%가 병사라는 것은 관리·감독 체계 붕괴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병사들의 도박이 고액화·상습화되는 추세는 개인 일탈을 넘어 군 기강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