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5일(수)

故 전유성 묘비명 "웃지마! 너도 곧 와"... 김신영, 눈물의 추도사

개그계 거목의 마지막 길, 후배들의 눈물로 배웅


한국 코미디계의 대부로 불리던 故 전유성 씨가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치르고 영면에 들었습니다.


지난 25일 전북대학교병원에서 폐기흉 증세로 별세한 지 사흘 만의 마지막 여정이었습니다.


이날 영결식은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가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희극인장으로 엄수되었으며, 개그맨 이수근이 사회를 맡았고 표인봉 개그맨 겸 목사가 기도를 올렸습니다.


뉴스1


장의위원장인 김학래 협회장이 개·폐식을 진행했으며, 최양락이 약력 소개를, 이홍렬과 김신영이 각각 조사와 추도사를 맡아 고인의 업적과 인품을 기렸습니다.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 팽현숙, 이영자, 박준형, 정종철, 조세호, 지석진, 이경실, 심형래, 임하룡, 김지민 등 수많은 코미디언들이 스승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슬픔을 나눴습니다. 또한 배우 송승환, 가수 서수남, 박상철 등 문화계 인사들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생전 유머로 가득했던 코미디계 거장의 마지막 모습


특히 제자이자 후배 코미디언 김신영은 추도사를 읽다가 결국 눈물을 쏟았습니다.


김신영은 "나의 어른, 전유성 교수님.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서 얘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며 "제자를 넘어서 친구라고 불러주셨던 따뜻한 마음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이들이 허무맹랑하다던 아이디어를 밤새 즐거워해 주셨던 분,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분"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남을 배려하며 웃음을 잃지 않으셨던 교수님의 모습은 결코 잊지 못한다. 병원에서의 4일이 40년보다 진실되고 진심이었다"고 오열했습니다.


김신영 / 뉴스1


개그맨 남희석도 고인과의 마지막 추억을 전했습니다.


그는 "저도 유성 선배님께 많은 사랑을 받은 후배로서 너무 감사하다"며 "조세호도 저에게 소개시켜주셔서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직전까지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전유성 선배님과 연락해왔다"며 "선배님답게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셨다"고 회상했습니다.


남희석은 특히 고인의 유머 감각이 담긴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코미디계에서 가장 존경 받으시는 분이라며 생전에 자신의 묘지명에 대해 '웃지마 너도 곧 와'라고 하신다고 했는데 너무 그립고 실감이 안난다"고 먹먹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평생 웃음을 선물한 코미디 거장의 유산


고인의 절친한 가요계 선배 서수남은 빈소를 찾아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유성이에게 더 잘해줄걸. 자기 몸을 챙기지않는 스타일이어서 '너 좀 관리해' 그랬다. 자기 몸을 학대해서 빨리 가지 않았나. 형 입장에서 너무 미안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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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남은 또한 "내가 '몸 관리좀 해라' 하면 농담 중에 '빨리 가고 싶다'고 했는데 진담이 되어 버렸다"며 "못난 형 때문에 빨리 간것 같아 미안하다. 유성아 미안하다 형이 못나서"라고 울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곧 가. 거기서 만나"라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故 전유성은 1969년 TBC '쑈쑈쑈' 방송 작가로 데뷔한 후 코미디언으로 전향해 '개그콘서트'의 원안을 제공하며 공개 코미디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유머 1번지', '좋은 친구들', '우리말 겨루기', '웃으면 복이와요'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한국 코미디의 뿌리를 세웠습니다.


특히 '코미디 시장'을 통해 신봉선, 황현희, 박휘순 등 수많은 후배를 길러내며 개그계의 거목으로 존경받았습니다.


고인의 장지는 생전 인연을 맺고 국숫집을 운영했던 전북 남원시 인월면 수목장에 마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