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의 역사와 햄버거 인식 변화
이영미 교수가 햄버거가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규현, 은지원, 이혜성과 함께 조은주 셰프, 약사이자 푸드라이터 정재훈이 여행 친구로 출연했는데요.
명지대 식품영양학 전공 이영미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패스트푸드는 매일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찾을 만큼 메가 푸드로 자리 잡았다"라며 패스트푸드의 놀라운 영향력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전 세계 패스트푸드 산업 규모는 약 1,000조 원에 달하며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아레나스부터 최북단 노르웨이 트롬쇠까지 전 세계 150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패스트푸드의 성공 비결에 대해 "표준화된 방식을 사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싸고 빠르며 어디서도 똑같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장점으로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재훈은 "접근성이 중요하다. '맥도날드'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쉽게 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산업혁명과 패스트푸드의 탄생
여행지는 현대 패스트푸드 문화의 원형이 된 영국이었는데요. 이영미 교수는 "길거리 음식점은 고대 로마에도 있었지만, 우리가 말하는 패스트푸드는 영국 산업혁명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업혁명으로 대규모 공장이 생기며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로 인해 식문화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식사를 즐겼지만 이후에는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맞춰 하루 세 끼를 먹는 문화가 정착했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의 점심시간은 길어야 30분에 불과했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외식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19세기 중순에는 '젤리드 일'이라는 독특한 길거리 음식이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는 장어를 삶아 젤리처럼 굳혀 차갑게 먹는 요리였습니다.
정재훈은 "먹어봤는데 비리다"라고 솔직한 감상을 전했고 최근에는 SNS에서 젤리드 일 괴식 챌린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햄버거의 위기와 부활&
이영미 교수는 햄버거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 가공육을 먹은 군인들이 사망하면서 원인이 가공육이라고 의심을 받았습니다. 소설가 업튼 싱클레어가 '정글'에 이 사태를 집필하자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죠."
싱클레어는 시카고 도축장과 육가공 공장에 잠입해 비위생적인 환경을 목격했고 쥐와 빵, 고기가 한꺼번에 분쇄기에 들어가는 충격적인 실태를 소설에서 폭로했습니다.
이로 인해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축제용 햄버거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화이트 캐슬'이라는 기업이 햄버거의 부정적 인식을 뒤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학교와 협력한 임상실험을 통해 햄버거가 균형 잡힌 식사라는 점을 홍보했는데요. 이 교수는 "대학생 한 명이 13주 동안 햄버거와 물만 먹고 생활했는데, 건강하단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영미 교수는 "화이트캐슬은 위생적인 이미지, 규격화된 시스템, 저렴한 가격 등으로 햄버거를 국민 간식으로 바꾸어냈다. 1930년까지 12개 도시에서 116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