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6일(화)

우리 집 댕댕이가 직접 '영상통화'를?... '동물 인터넷' 개발된다

동물과 인간의 소통 혁명, '동물 인터넷' 개발 현황


과학계에서 동물과 인간 사이의 의사소통에 혁신을 가져올 '동물 인터넷'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 전화기'와 '앵무새 터치스크린' 등 다양한 동물 통신 기기가 연구 중인데요 이는 반려동물과 주인 간의 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기대됩니다.


'도그 폰' 활용해 반려견과 영상통화 / 일리에나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 홈페이지


지난 1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글래스고대학 연구진은 앵무새, 원숭이, 고양이, 개 등 여러 동물을 대상으로 장거리 영상 및 음성 통화 실험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대학의 '동물-컴퓨터 상호작용 그룹'을 이끄는 일리에나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는 집에 혼자 남은 동물이 주인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도그 폰'(Dog Phone) 개발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의 반려견 '잭'은 움직임 감지 센서가 내장된 전자 공을 물고 흔들어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공이 움직임을 감지하면 노트북 PC에서 영상 통화가 시작되어 잭은 원할 때 언제든지 주인과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견주도 이 시스템을 통해 반려견에게 전화를 걸 수 있으며 양쪽 모두 자유롭게 전화를 받거나 거부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혁신 기술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앵무새 간 소통 / 일리에나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 홈페이지


연구진은 미국 노스이스턴대학과 협력하여 반려 앵무새 간의 장거리 소통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온라인에 접속한 다른 앵무새들과 연락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실험에 참여한 26마리의 앵무새는 혀로 살짝 화면을 건드려 작동하는 특별 설계된 터치스크린 사용법을 배웠습니다.


이들은 하루 최대 3시간씩 시스템을 사용했고 각 통화는 최대 5분간 지속되었습니다.


앵무새들의 소통 내용은 털 고르기, 장난감 놀이, 발성 교환 등 다양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대부분의 앵무새는 특정 친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도 발견되었습니다.


앵무새의 인간 주인들은 새들이 사람과만 교류할 때보다 온라인으로 다른 앵무새와 상호작용할 때 더 행복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Unsplash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는 리버풀에서 열린 '영국 과학 축제'에서 이 연구 내용을 소개하며 "단순한 영상 통화를 넘어 동물들이 실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동물이 자신의 환경을 통제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사회적으로 연결될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교수는 "오늘날 반려동물이나 동물원 동물의 기본적인 필요 사항을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하지만, 이들의 인지 능력을 더 활용하고 사회적 욕구를 충족할 더 큰 기회는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래 '동물 인터넷'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며 "집에서도 동물이 전 세계 동물들과 우정을 쌓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