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간부 명예전역 신청자 역대 최대, 열악한 처우와 높은 업무강도 원인으로 지목
군 간부들이 정년을 채우지 않고 일찍 전역하는 '명예전역' 신청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31일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명예전역을 신청한 군 간부는 장교 782명, 부사관 1720명으로 총 2502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국방부가 명예전역수당 지급을 위해 미리 추산했던 예상 인원 1363명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심사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명예전역자로 선발된 인원은 장교 720명, 부사관 1216명 등 총 1936명으로 집계됐으며, 나머지 566명은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명예전역 제도는 20년 이상 군 복무를 한 간부가 정년 전에 자발적으로 전역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로,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명예전역수당으로 총 1360억원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명예전역 신청자 5년간 지속적 증가, 부사관 신청자 3배 급증
최근 5년간 명예전역 지원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1176명, 2021년 1241명, 2022년 1743명, 2023년 2364명, 그리고 지난해 2502명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도 8월 현재까지 장교 738명, 부사관 1563명 등 총 2301명이 명예전역을 신청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사관의 명예전역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사관 명예전역 지원자는 2020년 609명에서 지난해 1720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군 간부들이 직면한 여러 문제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임관 5년차 이상 간부 중 희망 전역 예정자 417명을 대상으로 전역 결심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 결과 '업무강도 대비 낮은 금전적 보상'이 22.5%로 가장 높았고, '부대관리·행정업무 위주로 복무의 보람 상실'(20.1%), '병 봉급 상승 등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10.6%), '근무지 이동으로 인한 가족과의 별거'(9.6%)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중견간부 조기이탈에 대한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