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타격 가능성 높이는 군사적 움직임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본토에서 초대형 '벙커버스터'(GBU-57) 폭탄 탑재가 가능한 B-2 스텔스 폭격기 여러 대가 이륙해 태평양의 미국령 괌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중부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B-2 폭격기들은 일부 구간에서 공중 급유기를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B-2 폭격기 2~4대와 공중급유기 6대가 괌 해군 기지로 이동 중이라고 구체적인 규모를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 관리 2명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괌 이외 지역으로 B-2 폭격기를 이동시키라는 사전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으나, 정확히 몇 대의 B-2 폭격기가 움직이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 임박 가능성
이러한 군사적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 여부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에 워싱턴D.C.에 머무는 경우가 드물지만,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할 예정이다.
NYT는 B-2 폭격기 이동이 반드시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졌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종종 최종 투입 결정 이전에도 대통령이나 군 지휘관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일환으로 군 자산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B-2 폭격기가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위치한 군기지로 추가 이동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기지는 미국이 중동 작전을 수행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위치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지난달까지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B-2 폭격기를 배치했다가 B-52 폭격기로 대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벙커 버스터 폭탄을 이용해 이란의 산속 지하에 숨겨진 포르도 핵시설 타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폭탄은 미국이 보유한 B-2 폭격기로만 투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폭격기 이동의 의미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이란 공격 여부를 2주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전면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지원하겠다고 경고했다.